2022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인문계 전 학과에서 합격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섞어서 석차를 매기는 통합수능이 시행되면서 수학 과목에서 문과생의 상대적 열세로 인해 수학 백분위 점수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2022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인문계열 합격자의 평균 백분위 점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연세대 인문계열 합격선은 18.9점(287.9→269.0점), 고려대는 7.7점(287.7→280.0점), 서울대는 5.5점(293.8→288.3점) 하락했다.
2021학년도에 이어 2년 연속 학생을 선발한 거의 모든 학과에서 전년 대비 합격점수가 떨어졌다.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첫 해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하면서 합격선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수험생들이 점수 예측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합격선도 요동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계열의 합격 점수 하락 주 원인은 문과생들의 수학 점수가 통합형 수능으로 인해 낮아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수학 점수를 높게 획득한 이과 수험생들에게 가중치 등이 작동되면서 결과적으로 합격점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고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 상황도 합격점수 하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문헌정보학과는 31.5점(289.5→258.0점)으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연세대 독어독문학과는 24.2점(289.0→264.8점), 연세대 교육학부는 22.5점(288.0→265.5점) 내렸다. 고려대는 교육학과 12점, 한국사학과 11.8점, 영어교육과 10.7점 하락했다. 서울대는 지리교육과 9.5점, 심리학과 9.0점, 소비자학 전공 6.5점 하락했다.
반면, 자연계열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대는 평균 0.3점(286.1→285.8점), 연세대는 3.3점(284.6→281.3점) 하락한 반면, 고려대는 1.5점(280.5→282.0점) 상승했다.
서울대 문과 학과간 합격점 격차는 2021학년도 5.5점에서 2022학년도 8.0점으로 커졌고, 연세대도 14.5점에서 19.5점으로 확대됐다. 자연계열 또한 연세대의 경우 18.0점에서 30.0점으로 학과간 점수편차가 커졌고, 고려대도 21.9점에서 32.4점으로 격차가 확대됐다.
한편, 2022학년도 인문계열 합격선 1위 학과는 서울대의 경우 경제학부, 경영대학(292.0점)이다. 연세대는 문화인류학과(277.5점), 고려대는 경제학과(284.9점)였다. 반면, 자연계열은 모두 의대였다(서울대 의예과 297.5점, 연세대 의예과 297.8점, 고려대 의과대학 293.9점).
통합형 수능으로 정시 합격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입에서 재수를 택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 대표는 "통합수능 2년차인 올해도 선택과목간 응시비율 차이, 미적분 등 특정과목에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선택과목간 점수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험생 혼란은 지난해 상황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