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가 저점을 다졌다는 ‘낙관론’과 하락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5일 “연초 이후 급락세를 보인 글로벌 증시가 5월 하순 이후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비우호적인 대외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락 국면 속 일시적 반등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지속된 인플레이션 우려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악재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통화정책 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높은 물가 상황과 공급망 차질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관론의 또 다른 근거로는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 우려가 꼽힌다. 시장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과정에서 주가도 재차 저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현재처럼 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심화하는 시점에서 하락 국면의 반전 가능성은 작다”며 “최근의 주가 반등은 전형적인 일시적 반등 구간(베어 마켓 랠리)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 진입 여부를 두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웰스파고는 올해 말~내년 초, 도이치뱅크는 2023년 말~2024년 초 경기 침체 진입을 예상했다. 비관론자들은 고물가 장기화, 달러 강세와 소비 둔화 등을 경고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경기 침체에 진입할 확률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공급망 차질 완화, 유가 안정세 등으로 연말에서 내년 초 경기 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낙관론에 힘을 더한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을 언급하면서다. 시장은 연준이 6월과 7월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9월부터는 인상 폭을 좁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전문위원은 “최근 세계 증시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가격 부담이 해소됐고, 투자심리도 극단적인 공포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다만 글로벌 금융 여건과 높은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연내 전고점 경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기 침체 진입 여부가 주가 경로에 중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적 경기 침체라 하더라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재차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하락 국면이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되기 위해선 연준의 긴축 위험 축소 신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