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단기외채 비중은 소폭 늘었다. 만기 1년 미만의 외채가 변동성이 커지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얘기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 분기 말 대비 364억 달러 늘어난 696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1994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순대외금융자산이 최대 규모를 기록한 건 대외금융자산이 늘었고, 대외금융부채는 줄어든 영향이다. 외국에 갚아야 할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이 늘었단 얘기다.
1분기 말 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가 늘면서 전 분기 말 대비 109억 달러 증가한 2조1893억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올 1분기 경상수지가 흑자인 가운데, 거래 요인의 해외투자 확대가 지속된 데 기인했다”고 말했다.
직접투자는 지분투자(+153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03억 달러 늘어난 5866억 달러였다. 반면 해외증권투자는 8107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40억 원 감소했다. 글로벌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 요인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대외금융부채는 1조4933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55억 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가 국내 주가 하락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의 영향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04억 달러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직접투자는 채무상품직접투자(+12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억 달러 증가했다.
1분기 말 대외채무는 6541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17억 달러 증가했다. 만기별로는 단기외채와 장기외채가 각각 102억 달러, 115억 달러 늘었다.
단기외채 증가는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33억 달러)과 일반정부의 부채성 증권(+21억 달러)이, 장기외채 증가는 일반정부 및 예금취급기관의 부채성 증권(각각 +40억 달러, +39억 달러)이 주도했다.
부문별로는 일반정부(+72억 달러), 예금취급기관(+108억 달러), 기타부문(+61억 달러)은 증가한 반면 중앙은행(-24억 달러)은 감소했다.
유 팀장은 “대외채무 증가는 안전자산으로서 우리나라 국채 등에 대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증가 및 거주자의 해외 증권발행에 기인한 것”이라며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은 1조798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5억 달러 줄었다. 외국인의 장기 대외채권(-63억 달러)이 감소한 게 주요인이다. 장기 대외채권은 기타부문의 부채성 증권(-75억 달러) 등이 감소했다.
단기 대외채권은 예금취급기관의 현금 및 예금(+33억 달러) 등이 증가해 59억 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차감한 순대외채권은 4257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22억 달러 감소했다.
우리나라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비중은 26.7%로 전 분기 말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38.2%)은 2.6%포인트 상승했다.
단기외채 비율과 비중이 상승했다는 것은 대외지급 능력이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유 팀장은 “단기 외채 비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과거에 비해선 여전히 낮다”라며 “다만 4월 이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2분기 지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