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이 중요한 소비 키워드가 되면서 우리나라의 인삼 제품류에 대한 아시아 소비가 크게 늘었습니다. 대(對) 베트남 인삼류 수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대비 지난해 27.6%나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두유, 프로틴 음료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박민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아세안지역본부장은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베트남 현지의 한국 농수산식품 소비 경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수출 여건 속에서도 ‘K-푸드’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잠정)이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 전년보다 15.1% 증가한 113억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세안을 포함한 신남방 지역의 수출액은 23억1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4% 늘었다. 이처럼 아세안 지역의 한국 농수산식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aT는 기존의 베트남 하노이 지사를 지난 2018년 아세안지역본부로 격상하고, 아세안 지역 수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겼다.
코로나 사태 이후 베트남 식품 시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박 본부장은 “베트남 또한 세계적인 추세 속에 온라인 거래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배달 음식 문화 등이 빠르게 확산됐다”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전 세대에 걸쳐 늘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새벽 배송이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콜드 체인 등 유통 인프라 측면에서 아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전자상거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후불결제(COD) 방식이 선호되는 등 대면 및 오프라인 거래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박 본부장에 따르면, 한국 농식품은 베트남인들에게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제품’으로 통한다. 그는 “베트남에서 한류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한국 식문화에 관한 긍정적인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베트남 현지인들이 한국산 식품을 소비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aT 아세안지역본부의 전략은 크게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2선 도시 진출’로 나뉜다. 박 본부장은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팬데믹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수요를 보여줬고, 상대적으로 고가일 수밖에 없는 한국 농식품은 프리미엄 식품을 소비하는 안정적인 수요층을 공략해야 장기적으로 베트남, 그리고 아세안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농식품 시장을 확대하고 소비 저변을 넓히기 위해선 하노이, 호찌민 이외에 소득 수준이 높은 ‘2선 도시’에 대한 공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올해 많은 aT 사업들이 2선 도시를 겨냥해 추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베트남은 위드코로나 정책을 점차 확대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입국 시 코로나19 확인 절차를 폐지한 상황”이라며 “하노이 지사는 이러한 외부 활동 증가 추세에 맞춰 스포츠 행사, 지역 축제 등과 연계한 K-푸드 소비자체험행사, 판촉 등을 2선 도시 중심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드코로나'가 본격화되는 올해의 목표는 무엇일까. 박 본부장은 “‘분노의 여행’, ‘분노의 소비’라는 표현처럼 그동안 코로나19로 억눌려왔던 여행 수요 및 소비 심리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aT 아세안지역본부 또한 사업의 초점을 ‘오프라인’에 맞춰 한류 연계 행사를 추진하는 등 올해에도 K-푸드 소비 활성화를 목표로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인 해로, 한국 농식품을 매개로 한-베 양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