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 기조에 따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비트코인이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만4000달러 선은 가까스로 지켜냈지만, 3만 달러 지지선이 시험대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오전 9시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24% 하락한 3만4007.31달러(각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4.57%, 바이낸스코인도 -3.00%로 집계됐다.
이 밖에 리플(XRP) -2.89%, 솔라나 -5.26%, 카르다노(에이다) -3.17%, 테라(루나) -7.10%, 도지코인 -2.61%, 아발란체 -6.96%, 폴카닷 -3.88%로 달러가치 연동코인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시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가상자산은 앞으로도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행보에 바짝 긴장하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에도 증시는 인플레이션 지수와 연준 구성원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연준이 최근 보여주는 강력한 긴축 행보는 물가상승세로 촉발된 것이다. 만약 CPI가 예상치를 밑돌게 되면 시장은 안도감 속에서 반등세를 보일 수도 있다. 앞서 3월 CPI가 발표된 이후 시장에서는 향후 물가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3월 기록한 8.5% 상승에서 다소 낮아진 것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2%로 전달의 1.2%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두세 차례 금리인상이 예견돼 있어 증시는 물론이고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자산시장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의 비트코인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시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인데스크는 100주 이동 평균인 3만6247달러를 하향 돌파한 비트코인이 3만 달러에서 다음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보다 7포인트 내린 11을 기록해 ‘극단적 공포’가 계속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량(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