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 생산 완성차 수출 금액이 최근 8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국내 완성차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생산 완성차의 수출은 109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5억8000만 달러 대비 3.3% 수준 증가한 규모다.
1분기를 기준으로 지난해 수출금액보다 올해 수출금액이 상승했지만, 수출 물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국내 생산 완성차 수출은 54만6000대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이보다 약 4.5% 수준 감소한 52만2000대에 머물렀다.
수출 물량이 4.5% 감소했음에도 이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은 오히려 3.3% 증가한 셈이다. 완성차 수출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현상은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완성차 수출금액은 117억9000만 달러로 정점을 기록했던 2014년 이후 최고치다. 국내 완성차 수출 물량은 2014년을 정점으로 이후 지속해서 감소했다. 2015년 이후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가운데 2018년 1분기(약 88만9000대) 국내 완성차 수출은 90만 대를 밑돌기도 했다.
이를 저점으로 2019년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탓에 완성차 수출은 다시 곤두박질치며 이중침체, 이른바 ‘더블딥’ 양상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주요 제조사의 신차들이 효과를 낸 덕에 ‘더블딥’에서 빠르게 회복세로 전환, 지난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58만2000대)의 93%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수출(약 52만2000대)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다시금 작년 1분기(약 54만6000대)보다 감소했으나 수출 금액은 오히려 상승한 셈이다.
이런 수출금액의 개선세는 수출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추진한 효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2016년 출범한 이후 2019년부터 제품군을 SUV로 확대하면서 수출의 질적 성장을 주도했다.
기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SUV와 RV 수출을 확대한 효과가 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기관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를 상대로 한 NDR(비거래 기반 기업설명회)을 통해 지난해 58% 수준이었던 SUV 비중을 올해 6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고급차와 SUV를 중심의 생산전략을 짜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정체됐으나 이 수요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망고객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이 시기에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차종을 먼저 생산해 판매하는 전략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