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극심했던 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정신건강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 여성가족부가 28일 각각 발표한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청소년 우울감 경험률은 2020년 25.2%에서 2021년 26.8%로 1.6%포인트(p) 상승했다.
성별로 보면, 남학생(2020년 20.1%→2021년 22.4%)과 여학생(30.7%→31.4%) 모두 증가했다. 스트레스 인지율 역시 남학생(28.1%→32.3%)과 여학생(40.7%→45.6%) 모두 악화했다.
외로움 경험률과 중등도 이상 범 불안장애 경험률 또한 남녀학생 모두 증가했다. 외로움 경험률은 남학생 10.5%, 여학생 18.0%에서 각각 12.3%와 19.9%로 늘었다. 범 불안장애 경험은 남학생 8.0%, 여학생 14.7%에서 각각 9.3%, 15.6%로 증가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청소년쉼터 등과 같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을 이용했거나 입소한 경험이 있는 만 9∼18세 청소년을 뜻하는 위기청소년 중 지난 1년간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26.2%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성청소년(32.1%)이 남성청소년(20.6%)보다 높았다.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9.9%에 달했다. 성별로는 역시 여성청소년(13.9%)이 남성청소년(6.1%)을 웃돌았다. 위기청소년의 절반가량은 부모 등으로부터 신체폭력(44.4%)과 언어폭력(46.0%)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느꼈던 우울·불안감은 등교수업 본격화로 다양한 상담, 교육과정 활성화를 통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도 “이번 조사를 통해 위기청소년이 가정 안팎에서 학대와 폭력 등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우울감, 자해·자살 충동 등 심리·정서적으로도 취약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모든 청소년이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위기청소년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함께 주거·취업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 음주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근 한 달 사이 1잔 이상 술을 마신 학생은 10.7%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남학생 음주율은 12.4%로 전년 대비 0.3%p 상승한 반면, 여학생은 8.9%로 0.2%p 떨어졌다. 청소년 음주율은 2006년 30.5%로 정점을 찍은 뒤 큰 틀에서 감소 추세다.
다만, 술·담배를 구매하고자 하는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이를 구하기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가게 등에서의 담배 및 술 구매 용이성은 각각 74.8%와 71.3%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도보다 7.8%p, 7.8%p 오른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편의점·가게에서 술, 담배를 구매하려고 했을 때 연령을 가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또 신종담배의 경우 인터넷 구매가 용이해진 것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각각 전국 중·고교 학생 5만4849명과 위기청소년 4399명을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