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관악구에서 만난 자원봉사단체 ‘꿈꾸는 세상’ 회원 박상정(45) 씨는 편백안마봉을 만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씨는 “아이 학부모들과 시작한 게 벌써 10여년이 됐다”며 “아이들 키우며 도움도 받고 정보도 공유하고 봉사활동도 하니 일석삼조”라며 밝게 웃었다.
이날 봉사활동이 진행된 공방에서는 회원들이 안부를 주고받으며 버려진 양말목을 엮어 편백안마봉을 만들었다. 김지영(49) 씨는 “(업사이클링 활동으로) 버려진 물건 하나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중학생이던 아이들을 키우면서 만나 대학생이 될 때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10년간 다양한 봉사를 하며 만나다 보니 돈독한 사이가 됐다.
장경애 꿈꾸는 세상 대표는 “버려지는 청바지로 가방을 만들고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머그컵에 상호를 넣어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며 “지역강사들의 재능기부로 주민들이 환경과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하는 봉사활동의 장점은 마을 행사에 같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상으로 돌아가면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해 알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만들어진 편백안마봉은 주변 소상공인들에게 전달했다.
관악구는 구내 자원봉사단체의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관악구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되거나, 지난 2년간 활동 실적이 있는 단체 등을 선정해 연간 100만~150만 원을 지원한다. 분야는 친환경 물건 만들기·재난재해 예방·취약계층 지원 활동 등 다양하다. 올해는 11개 단체가 선정됐다.
2011년에 봉사활동을 시작한 ‘꿈꾸는 세상’은 그린환경, 제로웨이스트 등 환경을 화두로 내세웠다. 관악구 우수자원봉사프로그램에 선정된 지는 3년째다. 2020년 코로나19로 마스크가 부족할 때 면 마스크 제작에도 앞장서 ‘자원봉사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관악구 우수자원봉사프로그램 공모사업에는 다양한 봉사단체가 선정됐다. 중화요리 전문점 사장님들이 꾸린 관악구중화요리봉사회도 대표적이다. 중화요리전문점 휴일인 화요일에 모여 짜장면을 만들어 소외계층 어르신들에게 전달한다. 봉사를 한 지 벌써 15년째다.
관악구 자원봉사센터는 2017년 자원봉사 타임스케줄 기능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구청 또는 관악구 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면 참여 가능한 활동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시군구에서도 벤치마킹해 현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타임스케줄을 운영하고 있다.
임현주 관악구 자원봉사센터장은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재래시장에 캘리그라피 메뉴판을 만들어주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반찬을 배달해 주는 등 관악에는 10여 년 이상 된 봉사단체가 많다”며 “환경, 안전, 이웃 도시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토대로 사업계획 등을 보고 봉사단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