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교육계를 중심으로 교육수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날까지 ‘금수저’ 실태 조사, 사외이사 겸직, 성추행 교사 포상 논란이 연달아 제기된 데 이어 김 후보자 딸이 김 후보자가 동문회장을 맡은 장학 프로그램의 장학금을 받고 미국 대학원을 다닌 사실도 드러난 상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확보한 김 후보자 딸 김모 씨의 2014년 미국 코넬대 석사 논문에는 김씨가 코넬대 석사과정 2년 동안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나와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외국인의 미국 대학원 유학을 지원하는 미국 국무부 장학금이다.
문제는 김 후보자가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씨가 장학금을 신청·합격할 당시 아버지인 김 후보자가 동문회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설명자료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은 미국 대사관에서 정한 주한 미 외교관이 전 과정을 감독하며 내부 관련자들은 평가에 참여하거나 일체 관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후보자가 장학생 선발에 관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계 안팎에선 “김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은 커녕 교육인으로서의 자질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의 행적이 교육정책을 좌우할 교육수장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학생단체도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도 “8년간 불통 행정을 이어온 전 한국외대 총장 김 후보자는 공정한 교육을 설계할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절 학보사 등 학내 언론사와 총학생회를 탄압하고, 학생들을 향한 막말과 불통 행정으로 졸속 학사 개편 사업을 진행했다”면서 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했다.
정의당 역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물론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의당이 사퇴를 요구한 후보자 대부분이 실제로 낙마한 바 있어 정의당의 ‘낙마 리스트’를 두고 ‘데스노트’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인 만큼 김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김 후보자의 사외이사 겸직과 관련해선 교육부 인사청문회단은 설명자료를 내고 “학교법인의 승인을 받았다”며 “사외이사 겸직을 스스로 결정(허가)했다는 표현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금수저 가정환경 조사’에 대해선 ‘총장에게 사전 보고나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취지로 해명자료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