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파 청력 유지 난청, ‘얇은 와우축 전극’ 잔청 보존효과 우수

입력 2022-04-2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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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저주파 청력이 유지되고 있는 고도난청환자에게 인공와우 수술 시 널리 쓰이는 ‘얇은 와우축 전극(slim modiolar electrodes)’의 잔청 보존 능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수술 후 70%가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사용 가능할 정도로 잔청 보존이 가능해 난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사진> 교수 연구팀은 최근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얇은 와우축 전극(slim modiolar electrodes)’의 잔청 보존 효과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청력손실 정도는 데시벨(dB) 수치에 따라 경도·중등도·고도·심도 4단계로 구분된다. 정상 청력인 경우 작은 소리인 20dB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약물로 회복되지 않는 난청은 청력손실 및 잔청(남아있는 청력)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보청기 착용, 중이 임플란트 수술, 인공와우 이식수술 등 장치를 통해 청각 재활을 한다.

잔청이 남아 있어 50% 이상의 어음변별력을 유지하는 경우 보청기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달팽이관(와우)의 손상이 심한 고심도난청은 인공와우 수술만이 어음변별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청각 재활방법이다.

인공와우 이식은 달팽이관에 심은 전극이 유모세포 대신 직접 소리 신호를 전기 자극으로 바꿔 뇌에 소리를 전달해 주는 수술법이다. 고도난청 중 저주파 청력이 유지되는 환자에서는 잔청 보존을 위해 어떤 수술법으로 어떤 전극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논의가 학계에서 이어져 왔다.

와우축 전극(perimodiolar electrode)은 전극과 와우축 청신경과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신경원 세포를 효율적으로 자극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저주파 청력이 유지되는 난청 환자의 경우 삽입 과정에서 잔청 소실 우려가 있어 일자전극(straight electrode)이 유리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저주파 청력이 남아 있어도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청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와우축 전극과 일자전극의 장점이 합쳐진 전극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제1저자 서울대병원 이상연 교수)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잔청이 남아있는 환자 중 얇은 와우축 전극을 이용해 수술 받은 환자 36명, 2019년 이전에 일자전극을 이용해 수술 받은 환자 16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잔청 보존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왔던 일자전극만큼 얇은 와우축 전극도 잔청 보존에 적합하며 좋은 기능적 결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얇은 와우축 전극이나 일자전극 모두 수술 3개월 후까지 70%의 환자들에서 인공와우 수술 후 완전하거나 부분적으로 잔청이 보존됐다. 또 수술 후 1년째까지는 65%의 환자들에서 잔청 보존이 관찰됐다.

수술 후 잔청이 소실되는 경우, 얇은 와우축 전극은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나타난 반면 일자전극은 수술 3개월 이후부터 잔청이 더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는 달팽이관 내 면역반응 등에 의해 추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약물투여 시점을 고려해 잔청 보존 확률을 더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두 전극 간 수술 후 잔청 소실 양상의 차이점을 규명한 것은 학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인공와우 장치와 수술 기법이 점차 발달하고 있는 만큼, 난청의 정도나 유형이 무엇이든 적기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인공와우 이식 수술 도입 초기에는 수술 대상이 잔존청력이 남아있지 않은 성인에 국한됐지만 현재는 소아까지 대상이 확대됐고, 또한 저주파 대역의 잔청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도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청력이 애매하게 남은 경우라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과 그 정도를 파악해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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