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를 앞둔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185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3조9680억 )와 비교했을 때 5.47%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은행의 가계대출 감소 등 악재가 있었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이익이 늘면서 이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이자이익이 크게 불어난 것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규제 등으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빨리 올라 예대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570조1898억 원으로 1월(574조1470억 원), 2월(572조9424억 원)과 비교해 각각 4조 원, 3조 원 줄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에도 0.25%포인트(p) 인상해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인 연 1.25%로 올렸고, 지난 14일 추가로 0.25%p 올리면서 기준금리를 1.5%까지 인상했다
이로 인해 1분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 7년 여 만에 6%대를 돌파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5%에 달하는 등 금리 상승이 가팔랐다. 기준금리 인상은 이자이익에 영향을 주는 순이자마진(NIM)을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은행 NIM은 전 분기 대비 0.04%p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인상기에 이자이익이 늘면서 금융지주 실적이 올라간다. 지난해 역시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면서 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총 순이익은 14조5429억 원이다. 코로나19 첫해의 타격이 컸던 1년 전(10조8143억 원)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은 모두 32조26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수익 증가는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익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은행권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총대출금리와 총 수신금리의 차이는 지난해 12월 2.19%p로 1년 전 2020년 말(2.05%p)보다 0.14%p 더 벌어졌다.
이자이익 증가로 금융그룹의 순이자마진(NIM)도 1년 새 △KB 0.10%p △신한 0.07%p △하나 0.16%p △우리 0.14%p 등 약 0.1%p 늘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2.25%에서 3.25%까지 올렸던 2010년 7월에서 2011년 6월 당시 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금리 상승기에 실적이 오른다는 공식을 뒷받침한다.
2011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5조6195억 원으로 전년(2조9906억 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시 한국은행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를 유지, 금리 상승기가 이어지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은행의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 확대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