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쏘카와 컬리, 과연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까

입력 2022-04-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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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이 된 플랫폼 기업들이 올해 줄줄이 주식시장 상장을 예고했다. 쏘카가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컬리는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미국에 상장한 쿠팡과 달리 두 기업 모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3월에 미국에서 화려하게 상장했던 쿠팡의 주가가 공모가액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황이라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상장 분위기가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전쟁까지 발발했고 가파른 금리 인상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서 주식시장에 악재만 가득하다.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플랫폼 기업 대부분이 여전히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경우 2021년 매출액이 2020년 대비 50%, 2019년 대비 192%나 증가하며 20조 원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 빠져 있다. 오히려 영업적자폭이 2020년보다 2배 늘어서 1조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쏘카 역시 2020년 대비 매출액이 31% 증가하며 2890억 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적자가 43%나 증가하며 209억 원의 손해를 봤다. 컬리 또한 매출액이 2020년 대비 64% 증가하며 1조5000억 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적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며 2177억 원이나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혜를 가장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는 쿠팡과 컬리의 매출액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적자가 더 커지면서 과연 흑자전환이 가능한 사업모델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도소매업 특성상 상품 판매가격과 매입가의 차이인 매출총이익을 최대한 남겨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쓰고 영업이익을 뽑아내면 되는 구조인데 그게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상품 판매가와 매입가의 차이가 17% 정도 된다. 즉 830원짜리 상품을 사와서 1000원에 판매하는 셈이다. 컬리도 19% 남기는 장사를 하고 있다. 마진율 자체가 낮은 편이 아니다. 문제는 관리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데 있다.

쿠팡이나 컬리 모두 매출 증가에 따라 인력을 많이 충원해야 하는 구조라 인건비가 가파르게 늘었다. 쿠팡은 매출액이 50% 증가하는 동안 인건비가 73%나 늘었다. 2021년 인건비만 4조7000억 원인데 매출총이익이 3조6000억 원으로 커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컬리 역시 인건비 부담이 크다. 9530억 원 매출하던 2020년에 임직원 수가 1049명이었는데 매출액이 1조5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임직원 수도 2576명으로 늘었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다는 점에서 양사 모두 박수받을 일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자에 늘 허덕이는 사업구조에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 여기에 물류센터 임차와 관련된 리스 부채 금액도 상당해서 향후 갚아야 하는 부채 액수가 꽤 된다. 반드시 이익 실현을 해야만 부채도 상환일에 맞춰 지급이 가능하다. 만약 그때까지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회사는 다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유상증자를 해야 할 것이다.

국내외 여러 투자사로부터 높은 밸류로 평가를 받아 거액의 투자를 받고 계획된 적자만 수년째 내고 있다가 이제 주식시장에 상장하러 나오는 유니콘 기업들을 보고 있으면 결국 기존 투자자들의 엑싯(exit)과 운영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러 나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매출액이 늘어나면 고정비 절감 효과가 발생해 자연스럽게 이익 실현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노동집약적 산업 특성상 여의치 않아 보인다. 사업영역 또한 내수에 한정되어 있고 채널과 업태를 가리지 않는 무한경쟁 상황이라 지속적인 성장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최근 3년간 공모주 투자가 대유행을 하면서 많은 기업이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비싼 가격으로 상장을 시도하다가 버블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고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투자자들도 이제 학습효과가 생겨서 묻지 마 청약이 아닌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것이다. 주식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상장 예정기업 스스로 투자자들에게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청약 흥행도 가능할 것이고 해당 기업은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과연 그런 모습을 보여줄지 추후 공개될 증권신고서에서 꼼꼼히 살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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