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자의 29%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자산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3일 '2022년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하고 상당수의 부자는 팬데믹 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팬데믹 발생 첫해(2020년), 부자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한 차례 조정했다. 당시 부자는 불확실성으로 현금과 예금 비중을 늘렸고(41%→43%), 주식 비중도 높였다(16%→20%). 팬데믹 2년 차였던 지난해 금융 자산 구성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으나, 주식 보유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나 27%까지 상승했다. 이는 오랜 기간 부자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온 예금(28%)에 근접한 수치이다.
부자의 29%는 팬데믹 기간 중 자산이 10% 이상 증가했다. 대중 부유층 22%와 일반 대중 12%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자산 구성 비율에 적극적인 변화를 준 부자는 그렇지 않은 부자에 비해 부를 늘린 성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구성 비율에 변화가 없었던 부자는 자산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거나(48%) 10% 미만으로 증가했다(22%)고 응답했다. 10% 이상 고수익을 거둔 비중은 22%였다.
반면, 자산 구성 비율에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한 부자 중에서도 31%는 1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부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 셈이다.
10% 이상의 이익을 거둔 부자는 자산 증식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자산으로 부동산(57%)을, 그다음으로는 주식 직접 투자(16%)를 언급했다.
부자와 일반 대중이 주식이 하락하면 손절매하는 타이밍은 유사하다. 그러나 상승 시 매도를 결정하는 수익률의 기준은 달랐다. 부자는 평균적으로 보유 주식 종목이 23%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하고, 15% 하락하면 손절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대중의 경우 주식 가격이 15%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하고, 15% 하락하면 주식을 손절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는 주식이 상승하더라도 보유한다는 응답 비율이 43%로, 일반 대중(25%)보다 현저히 높았다. 주식 가격이 떨어져도 계속 보유한다는 부자도 44%였으며 이는 일반 대중(38%)에 비해 더 많았다. 보고서는 "부자는 일반 대중에 비해 주가 등락에 따라 쉽게 매도하지 않는 성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부자 중 팬데믹 기간 1억 원 이상 수익을 실현한 사람은 15%로 파악됐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부자는 44%였다.
부자는 경기 전망에 낙관적이지 않은 상태로 당분간 자산 구성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할 계획인 부자가 절반 이상이었고,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부자는 19%, 자산 구성은 유지하겠지만, 투자 내용은 바꾸겠다고 응답한 부자도 15%였다.
투자 의향이 높은 금융자산은 주식(25%), 단기 금융상품(정기 예금, MMF, MMDA, 단기 채권 등)(15%), 상장지수 펀드(ETF)(12%), 지수 연계상품(8%), 펀드(7%), 외화 예금(6%) 등의 순이었다.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와 대중부유층(금융자산 1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 보유), 일반 대중(금융자산 1억 원 미만 보유)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2021년 12월)에 기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