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후 퇴각했다. 이후 병력을 재정비해 돈바스로 집결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괄하는 새 사령관도 임명, 군사작전 실패 '굴욕'을 씻고자 벼르고 있다. 러시아는 성공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의 전투 태세를 강화하면서도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인 바딤 데니센코는 국영 TV 연설에서 “하르키우가 하루 종일 포격을 당하고 있다”며 하르키우와 돈바스 지역 주민들을 향해 즉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드니프로의 보리스 필라토우 시장도 “돈바스에 점점 전운이 감돌고 있다”며 “기회가 있을 때 떠나야 한다”고 반복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군 관리들이 5월 9일 러시아가 2차 대전에서 나치 독일을 격파한 승전기념일을 앞두고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을 받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만큼 돈바스 전투가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환점을 마련할 만한 병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했다.
ISW는 “향후 수개월 내 러시아군이 돈바스에서 작전을 수행할 대규모 전투 부대를 규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심각하게 파괴된 후 부분적으로 재정비한 부대를 단편적으로 작전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과 서방 관리들 역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부에서 타격을 입은 군대를 재편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국경 주변에 약 120개 대대전술단을 배치했다. 유럽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군대의 약 25%가 작전 수행 능력이 불가능한 상태다. 상당수 사상자가 발생한 데다가 장비도 파괴된 탓이다.
ISW는 키이우 주변에서 퇴각한 수십여 개의 러시아 대대전술단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전력의 일부만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괄할 지휘관도 임명했다. 수도 키이우의 ‘게릴라’ 전투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대간 협력 미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ISW는 “러시아군이 초기 침공 과정에서 겪었던 문제를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 군관구 사령관 임명으로 풀어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효과는 미지수다. ISW는 “러시아군의 지휘 구조 단일화가 러시아의 모든 지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수 있다”며 “당분간 일관되고 효율적인 지휘 및 통제 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런 의구심이 우크라니아가 동부에서 쉬운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돈바스의 친러 반군 장악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대부분을 장악할 수 있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거나 약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격렬한 전투를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특히 돈바스에서 러시아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양국의 대통령이 만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2~3주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무자비한 폭격에 맞서 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또 다른 운명 앞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