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기부와 산자부, 각 지방단체 등 쪼개져 있는 기관들이 각각 최선을 다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각각의 최선들이 진정한 최선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8일 경기도 안산에 소재한 경기테크노파크(TP)에서 경기지역 중소기업들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일원화되지 못한 정부 지원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 쪼개진 중소기업 정책들이 현장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중소기업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안산시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지역 중소기업들을 격려하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애로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자동차부품, 온도센서, 증강현실 등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뿌리기업들은 경영활동 전반에서 겪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권 장관은 인사말에서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2.5만 개를 보급하고, KAMP 등 인공지능·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생산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며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은 평균적으로 생산성 30% 증가, 품질 40% 향상 등 공정개선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제조혁신을 위한 3363억 원의 지원 예산을 편성해 중소제조업 현장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뿌리산업인 표면처리 공장을 운영하는 김승원 보성초음파산업 대표는 “3300억 원이라는 예산은 실질적으로 기업이 몸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 편성과정에서 시와 대학, 산업단지, TP 등으로 분산돼 있어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예산이 중소기업에게 지원되는 과정에서 여러 기관으로 분산되면서 실질적으로 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공장은 IT산업에 치우친 정책이라서 오랜 기간 운영해온 뿌리기업에게는 멀기만 하고 사실상 소외되는 부분이 있다”며 “3만여 업체가 속해있는 뿌리산업센터를 진흥원으로 승격될 수 있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 제조업계의 인력난 문제도 제기됐다. 인조 다이아몬드 공구를 제작하는 디티에스의 송영철 대표는 “청년들이 이력서 자체를 내지도 않아 너무 힘들다”며 “청년 없이 중장년층이 뽑아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데 이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청년층도 필요하지만 중장년층이 그동안 배웠던 현장 기술과 경험치는 초기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며 “국가의 청년지원책도 좋지만, 중장년층의 지원책이 적어 교육 및 월급 지원 등 관련 정책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대형발전기와 건설기계의 부품을 제조하는 동림산업의 김귀팔 대표는 “외국인 인력들은 교육을 해 장기간 4~8년 일을 해 제조 중소기업이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로 출국할 수 없어지니 인력 자체를 구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외국인 인력 확보를 위해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테크노파크가 그 중심에 서서 주도적으로 지역중소기업의 혁신성장에 앞장서 달라”며 “오늘 어려움 걸음 해주신 기업 대표님들께서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 및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지원정책에 반영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