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기능한국인’ 김진선·김종찬 대표 “현장 기술인 배출·양성에 힘 쏟을 것”

입력 2022-04-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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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3월 기능한국인으로 각각 선정된 김진선 청파이엠티 대표(왼쪽)와 김종찬 파인디앤씨 대표.  (사진제공=고용노동부)
▲▲올해 2.3월 기능한국인으로 각각 선정된 김진선 청파이엠티 대표(왼쪽)와 김종찬 파인디앤씨 대표. (사진제공=고용노동부)

“기능한국인으로, 또 먼저 살아온 기술자로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친화적인 디지털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김진선 청파이엠티 대표), “기업 현장에서 기술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김종찬 파인디앤씨 대표)

최근 ‘2022년 2·3월 기능한국인’으로 각각 선정된 김진선 대표와 김종찬 대표가 앞으로의 활동 포부를 이 같이 밝혔다.

기능한국인은 숙련기술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숙련기술인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2006년 8월부터 매월 한 명씩 선정해 시상하는 제도다. 특성화 고등학교 등을 졸업하고 산업현장에서 10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숙련기술인이 선정 대상이다.

◆기술과 배움 목마름이 성장 동력=먼저 김진선 대표가 기능한국인 영예를 안게 된 배경에는 기술과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김 대표는 이리공업고등학교 전기과에 진학해 교실에서 필요한 실습장비를 만들어 가며 자연스럽게 기술을 습득했다. 3학년 때 실습으로 서울에 있는 흑백TV 및 소형 라디오 제조 회사에 입사해 3개월 만에 수리기사로, 2개월 뒤에는 생산반장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계측기 개발 기술력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디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겨 기술개발은 물론, 사후서비스(A/S), 영업 등 전 부서의 업무를 도 맡았다. 그는 현장 기술에 대한 갈망 만큼 학업에 대한 갈증도 커 동서울대학교에 입학해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이러한 노력은 1995년 청파이엠티 창업으로 이어졌다. 청파이엠티 대표가 된 그는 연구소와 대학에서 주문하는 교육관련 연구 장비를 끊임 없이 개발·공급하면서 교육 현장의 만족도를 높여왔다.

◆장비개발ㆍ교재개발로 체계적인 기술교육 기반 마련=청파이엠티가 대학과 연구소에서 기술력 있는 기업으로 이름이 알려지자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기술교육 장비 개발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적용한 것은 신재생 분야였다. 청파이엠티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관한 이론 교육과 실습이 가능한 태양광·풍력·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실습교육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다양한 공학교육 콘텐츠를 탑재한 공학교육 플랫폼 ‘아레스’를 개발해 교육부총리상을 받았다. 아레스는 전기, 전자, 통신 등 여러 공학분야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교육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론교육, 동영상교육, 실습교육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전문장비로 직업훈련 교육현장에서 호응도가 높다.

김 대표는 “공학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교육장비를 개발하고 공급하면서 실험실 전체를 시스템화해 보다 완성도 높은 공학교육 실습실 구축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교육장비 개발과 함께 이에 대한 교재 출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각 분야 전문 교수진과 협업으로 개론서, 교수용 지도서, 학습자용 교재를 제공해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학교 현장이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그렇게 기술을 익힌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는 주인공이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패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또 다른 기능한국인인 김종찬 파인디앤씨 대표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비를 전액 지원받는 부산기계공고로 진학해 기계조립과 금형을 전공했다. 당시 기능경기대회 정밀기기분야 출전을 위해 대회 준비반에서 기술을 익혔으나 폐결핵으로 연습이 부족해 입상을 하지 못했다. 이런 실패는 김 대표가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공채로 삼성전기에 입사한 김 대표는 자동차 부품 부서에서 금형을 담당했다. 당시는 삼성그룹이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때였다. 그러나 삼성그룹에서 자동차 사업을 포기하면서 삼성전기에서도 해당 부서가 없어지게 됐고, 자동차 금형을 제작해서 양산하고 조립품과 반제품을 납품하는 신흥산업(현 신흥정밀)으로 이직을 했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도 금형기술 전문가로 일했다. 하지만 한 분야의 기술에 한정하지 않고 기술이 적용되는 공정 전체를 알고 싶다는 생각에 반도체 장비를 제조하는 미래산업으로 이직했고, 2년여 개발구매팀에서 근무하면서 동시에 여러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이 어떻게 계획되고 제품화 하는지 전 과정을 배웠다. 삼성전기에서 근무하던 시절 김 대표는 삼성 사내기술대학에서 정보기술을 전공해 컴퓨터 언어도 습득했다.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기계설비와 제조 프로세스를 모두 경험한 후 배운 컴퓨터 언어들이 금형 자동화에 어떻게 접목이 되는지 알 수 있었고, 이는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2005년 파인디앤씨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정밀금형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 모듈의 패널을 보호하고 이탈을 방지하는 메탈프레임과 금형 제품을 제조 납품하고 프레스와 금형 관련 제조공정에 쓰이는 기계장치를 개발하는 전문업체다.

파인디앤씨는 김 대표의 금형 기술력과 전 공정에 대한 분석력이 적재적소에 적용돼 다양한 성과를 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2018년에 개발 완료한 옥외피난계단 시스템이다. 옥외피난계단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공동주택 발코니 난간으로 활용되고 화재 등 비상상황시 비상계단으로 펼쳐지는 피난대비 장치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1년 대한민국안전기술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QD OLED) 부분에 독자적인 금형기술을 개발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하는 TV모듈의 새로운 도약을 돕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제품의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하는 다양한 기술적인 방법을 개발·공유하고,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기술형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술단절을 막기 위한 사명감으로=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고급기술인 금형은 배우기가 어려워 전문 기술인 양성이 중요한 분야라고 역설했다. 그는 “같은 세대의 전문 기술인들이 가진 이론과 경험을 모두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기술지도가 필요하다”면서 “기능한국인 선정이 제가 걸어온 길에 대한 인정이자 금형 분야에 더 많은 후배들을 길러내라는 의미라 생각하고, 기술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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