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발전 전문 기업 씨에스윈드의 계열사 씨에스베어링이 베트남 공장 양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처음 진행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투자 재원 조달은 물론 재무 안정성 확충도 병행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에스베어링은 최근 558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1만4250원이며 6월 3일 확정된다.
1주당 신주배정 주식 수는 0.40912696주이며 배정 기준일은 5월 3일로 한 달가량 남았다. 6월 9~10일 구주주 청약이 진행되고 17일 납입을 거쳐 7월 1일 신주가 상장된다.
총청약물량이 일반공모 배정분 주식 수에 미달하는 경우 대표주관회사가 자기의 계산으로 인수하는 방식이어서 유증이 흥행하지 않더라도 자금 조달은 문제가 없다. 다만 신주 발행가가 일정 할인율을 거쳐 정해지는 데다 신주 물량이 상당한 만큼 당분간 희석에 따른 주가 약세가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의 우려는 유증 소식이 시장에 반영된 4일 13% 중반의 낙폭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씨에스베어링은 조달 재원으로 시설 투자와 재무 안정성 보완이라는 두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베트남법인 시설투자에 201억 원, 채무상환에 200억 원, 원재료 구매대금에 157억 원을 사용한다.
씨에스베어링은 2019년 2월부터 중장기 사업 확대에 따른 생산 캐파 필요성과 국내 단일 공장에 의한 컨트리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베트남에 설비투자 구축을 진행해 오고 있다. 1차 투자기간은 2020년 3월까지 육상용 베어링 4000pcs 캐파 규모의 공장 및 설비 1차 투자를 상장 공모 재원으로 완료했다.
같은 해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는 고객사의 해상풍력 대형 베어링 개발에 대한 요구와 향후 급증이 예상되는 해상풍력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베트남 공장의 여유 부지에 해상 풍력용 신규 공장 건축과 육상 풍력용 발전 설비의 증설을 추진해 6000pcs의 생산 캐파를 갖췄다. 이때 쓰인 자금은 2020년 찍어낸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조달했다.
회사는 지난해 4월부터 육상용 설비 증설과 해상용 설비 구축을 진행 중이다. 육상용 설비는 8000pcs로 늘리고 해상용 설비를 통해 세계적 추세인 10MW급 초대형 해상풍력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여기에 201억 원이 쓰인다.
채무상환은 2020년 발행한 CBㆍBW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 행사 대응으로 준비한다. 두 사채의 전환(행사)가액은 2만7464원으로 현 주가보다 상당히 높다. 이에 회사는 첫 행사가 시작되는 올해 9월 풋옵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씨에스베어링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기존 및 신규거래처의 제품 승인 절차의 지연이 발생해 추가 수주의 기회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7.7% 줄어든 955억 원, 영업이익은 94.8% 급감한 10억 원에 그쳤다. 다만 베트남 법인은 전년 매출 279억 원에서 지난해 454억 원으로 느는 등 성장세에 있다.
회사는 현재 주요 고객사인 GE의 12MW급 해상 풍력용 블레이드 베어링의 개발을 현재 진행 중이며, 지멘스가메사 및 베스타스와도 초대형(10MW급) 이상의 대형 해상풍력용 베어링의 개발 계획을 협의 중에 있다.
또 육상용 3MW~6MW급에 대한 논의도 신규 고객사와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2023년에는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해 신규 고객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회복세도 예상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씨에스베어링의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48억 원, 115억 원이다. 2023년에는 매출 1969억 원, 영업이익 215억 원으로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