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9일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과 영향'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건설자재 가격이 지난해 1분기 이후 빠르게 상승해 4분기 중에는 28.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4분기(30.2%) 이후 최고치다.
작년 1분기 6.1%로 시작한 건설자재 가격 오름세는 2분기 17.1%, 3분기 24.8%, 4분기 28.5%로 수직 상승했다.
가격 상승은 건설자재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전체 건설자재 중 가격이 급등한 품목 수 비중을 보더라도 2020년 말 8.9%에서 2022년 초 63.4%로 크게 확대됐다.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 자재 공급 부족 △국내외 자재 수요 증가 등 여러 수급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상우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분석결과 수요 요인보다는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자 측 요인의 영향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은 51.1%를 차지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철강 등 금속제품 가격이 전체 가격상승을 주도했다.
건설투자는 우리나라 GDP의 15.2%(2020년 명목 기준)를 차지하는 부문이다. 2018년 이후 장기간의 조정국면이 지속되다 지난해 말부터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건설투자(실질기준)가 회복되고 있지만, 2020년 이후 양호한 흐름을 보인 건설수주, 착공 등 선행지표와 건설 관련 심리 및 고용지표 개선세에 비해선 회복양상이 더딘 모습이다.
보고서는 건설 수주와 건설기성(실제 공사 실적) 간의 긴 시차를 고려할 때,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분석 결과, 지난해 건설자재 가격상승은 중간투입비용을 12.2% 높이고, 건설업 부가가치를 15.4% 축소시켰다.
향후 건설자재 가격에 대해 보고서는 글로벌 원자재가격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완화되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공급요인 주도 가격 상승기에 비해 안정화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주요 원자재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등 건설자재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철광석, 유연탄 등 건설자재 생산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 1월 들어 재차 상승하고 있다.
박상우 한은 과장은 "최근 건설 관련 선행지표가 양호하고 심리지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건설자재 가격 안정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건설경기의 상방리스크도 축소된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건설투자는 다소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