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자, 국내 방산 관련 주가 오름세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 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강화될 전망이 겹치면서 방산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보다 2.02% 오른 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방산주로 묶이는 △한국항공우주(0.70%) △현대로템(0.25%) 등도 전날보다 주가가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각국이 국방의 중요성을 느낀 상태인데 24일 북한이 동해 상으로 미사일을 쏘면서 방산주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동해 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동해 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정상 각도보다 높여 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헀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은 고각 발사가 아닌 30~45도의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1만5000km가 넘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미국 본토도 사정권에 들어가는 범위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으로 인해 전 세계가 국방 대비 태세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다”며 “국방력 증대가 트렌드화 돼 이에 대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특수성으로 해외 주요 무기와 수출 경쟁에서도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정치·외교적으로 중립국이라는 특성이 강점”이라며 “미국 대비 좋은 가성비, 중국 대비 높은 신뢰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도 방산주 상승 요인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물리적 충돌이 끝나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홀로서기에 나설 것”이라며 “신냉전 국면에서 각국은 국방과 에너지 자원, 기술과 보안에 있어 자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5월에 출범할 새 정부의 태도도 방산주의 주가 흐름 힌트가 될 수 있다. 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철저히 공조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까지 “대북 기조는 강경정책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강대강 대치 가능성이 커졌다.
이 연구원은 “방산주 주가는 대북 관계에 따른 민감도가 높다”며 “향후 5년은 지난 정권 대비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