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의 여파로 철강 제품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을 연쇄적으로 올리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제철용 원료탄(호주산)의 가격이 17일 기준 t(톤)당 658.75달러를 기록했다. 제철용 연료탄은 쇳물을 생산할 때 연료로 쓰인다.
이 가격은 작년 5월 톤당 110.69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달 초 500달러를 넘어선 뒤 최근 15일 동안 200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는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원료탄 공급이 막힌 여파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원료탄을 대체하기 위해 호주산 원료탄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코리아PDS에 따르면 러시아의 제철용 원료탄 수출량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수출량의 9%를 차지한다. 호주,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비중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전체 수입량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약 16%에 달한다. 호주에 이어 2위다.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도 지난해 최고점을 찍은 이후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8일 기준 톤당 151.35달러로 연초보다 23.15% 높은 수준이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 스크랩(고철) 가격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1일 기준 톤당 68만 원으로 최근 1년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철강 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 철강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후판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6만 원 올렸다. 열연 유통 가격도 이달 톤당 5만 원을 올렸고 내달 추가로 10만 원을 올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도 이달 열연ㆍ냉연 유통 가격을 톤당 5만 원, 후판 가격은 톤당 3만∼5만 원 올렸다. 4월에도 열연ㆍ냉연 가격을 10만 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철근 가격도 지난달에 톤당 2만9000원, 이달에 3만1000원씩 올렸다. 철근 기준 가격은 톤당 102만2000원까지 올라 100만 원을 처음 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의 바오스틸, 유럽의 아르셀로미탈, 대만 CSC 등 해외 주요 철강사들도 제품가격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