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매수심리)가 2주 연속 소폭 상승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4일 기준)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보다 0.5%포인트(P) 오른 87.5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100선 밑으로 떨어져 두 달 가까이 내림세를 이어가다 1월 말에는 9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지난주 87로 소폭 상승하더니 이번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여전히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시장 분위기기가 이어지지만 매매수급지수가 소폭 반등한 데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선 이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을 내놨다가 거둬들이는 매도자들이 많아지며 매물은 감소하고 호가가 상승한 것이다. 다만 아직 매수세로 이어지지 않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0.02%로 하락 폭을 유지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A 씨는 “대선 이후 시장 분위기를 묻는 문의 전화는 더러 있는 편”이라며 “아직 부동산 관련 규제를 어떻게 풀어줄지 정확한 내용이 나오기 전이고 재건축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싸움이기 때문에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전 권역의 매매수급지수는 모두 소폭 상승했다. 영등포, 동작, 관악 등이 있는 서남권은 이번 주 다시 90선을 회복해 90.1을 기록했다. 이어 은평, 서대문, 마포 등이 있는 서북권(86.8), 노원, 동대문, 중랑 등 동북권(86.5), 강남, 서초, 송파 등 동남권(86.5), 종로, 중구, 용산구 등 도심권(85.9)의 순으로 매매수급지수가 높았다.
이번 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와 같이 89.6을 기록했다. 높은 전셋값에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며 신규 전세 수요가 줄고 반전세로 전환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 문의가 감소하고 매물이 적체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