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환율에 유통업계도 ‘조마조마’

입력 2022-03-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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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 외환딜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한 외환딜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유통업계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미 지난 해부터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상황에서 또다른 악재로 가격 인상 요인이 추가되고 있지만 자칫 소비 심리가 꺼질 우려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일 1245.5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240원을 넘어선 것은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지난 1월13일에 1185.50원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5% 넘게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2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7.34로 전월보다 3.5% 올랐다. 2개월 연속 상승세이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9.4% 뛰었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12개월 연속 오름세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밖에 없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환율이 상승하면 원유, 곡물 등 수입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아직까지는 크게 영향권에 접어들지 않았지만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각종 원자재, 부재료, 운송료 등이 크게 뛰면서 지난 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추가 가격 인상은 소비 심리를 크게 냉각시킬 수 있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내수 중심 시장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파급 효과는 거의 없다. 백화점도 내국인이 주로 방문하는 유통채널로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적다. 다만 장기화될 경우 수입 완제품 가격상승 가능성은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경우 수입 물품에 따라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는 만큼 사태 파악에 분주하다. 일단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원재료 구매 타이밍을 늦추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돼 확보된 원재료 물량이 떨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품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관련 업계는 통상 3개월을 한계점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지금처럼 계속 높을 경우 달러로 원재료를 사야하는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은 수입 비용이 늘어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와 면세점 업계는 셈법이 복잡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등으로 업황도 좋지 않은데 환율까지 오르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늘었다.

수출 거래에 달러 결제가 이뤄져 환율이 오를수록 수출 금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사항은 매입 시점이다. 매입 시점보다 환율이 오를 경우 환차익을 볼 수 있지만 현재처럼 환율이 높을 때 상품을 매입한 경우 나중에 환율이 떨어질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한 시내면세점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상황에서 환율까지 출렁이며 고민이 많다”면서 “최대한 손해를 줄이고 이익을 늘리기 위해 관련 부서들이 상황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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