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오찬 회동이 연기됐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예정되었던 문 대통령과 윤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선인측 김은혜 대변인 역시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오늘 회동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양측은 회동 무산 배경에 대해 함구했다. 만남을 네 시간여 앞두고 전격 발표됨에 따라 정권 교체 과정에서 신구 권력이 충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논의될 예정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문제가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정수석실 폐지와 대통령실 이전 등 청와대 개편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배석자 없이 오찬을 가질 예정이었다. 이 전 대통령 사면 건을 비롯해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과 코로나19 대응,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동향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권 인수인계의 첫 걸음인 이날 회동이 무산되면서 향후 진행될 절차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극에 달했던 진영 간 다툼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