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청약시장이 대통령선거 이후 재점화 될 기세다. 대선이란 큰 변수가 소멸한 만큼 자금조달 부담이 덜한 수도권 9억 원 이하 아파트와 지방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세종 산울동 '엘리프세종6-3'은 전용 84㎡형 1순위에서 최고 1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월 분양한 '엘리프세종' 최고 117대 1보다 높은 수치다. 지방 청약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경북 포항에서 분양한 ‘포항자이 디오션’은 전용 84㎡형 1순위 기준 최고 15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청약시장이 한껏 움츠러든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과 2월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곳은 총 59개 단지였으며 이 중 32개(54%) 단지만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나머지 27개 단지 중 13개 단지는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2순위 청약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곳도 14곳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도 1순위 청약 미달 단지가 줄을 이었다. 수도권 22개 단지 중 6개 단지는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하지만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청약 미달 사례가 속출했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청약 흥행이 감지됐다. 8일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서 분양한 ‘KTX송도역 서해그랑블 더 파크’는 전 평형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최고 경쟁률은 8가구 모집에 211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26.4대 1을 기록한 전용 84T㎡형에서 나왔다.
대선이란 대형 변수가 소멸한 데다 봄철 분양 성수기를 맞아 신규 분양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에는 사전청약을 제외한 47개 단지, 총 2만8566가구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 일반분양 기준으로 6421가구(29% 증가)가 더 분양될 예정이다.
수도권은 경기지역, 지방은 부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급물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청약 경쟁률은 지방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비규제지역은 분양권 매매 규제가 덜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70%까지 적용돼 자금 부담도 덜하기 때문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출기준이 강화되면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마련 문턱이 더 높아졌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전매 제한이 없는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