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풀하우스·자우림…‘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열광하는 이유

입력 2022-03-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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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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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나를 응원했듯 내가 너를 응원할 차례야.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있는 곳에 내 응원이 닿게 할게. 내가 가서 닿을 게 그때 보자.”(극 중 나희도 대사)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의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현 시대의 청춘을 위로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리며 대중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회 6.4%의 시청률로 출발해 8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이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중이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8일 기준 글로벌 10위를 기록했다.

IMF라는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시대에 부딪혀 고난과 좌절을 맛보고 극복하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내달리는 불완전한 청춘들의 여정을 담아내며 시청자들로부터 특별한 응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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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인공 김태리와 남주혁은 방황하며 성장하는 두 청춘에 뛰어난 연기로 생명력과 설득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이다. 펜싱 선수 나희도(김태리)와 몰락한 재벌집 도련님 백이진(남주혁)은 꿈을 위해 달려가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두 사람 외에도 김지연(보나), 최현욱, 이주명, 김혜은, 서재희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실감 나게 그려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완벽한 합을 완성하고 있다.

여기에 청춘들의 희로애락을 위트 있는 전개와 탁월한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로 표현하고 있는 권도은 작가의 필력, 강렬한 청춘들의 모습을 선명한 색감과 역동적이고 다양한 영상미로 구축한 정지현 감독의 연출력이 하모니를 이루며 몰입을 유발한다.

작품 속 1998년 시대 배경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을 소환하고, 처음 접하는 세대에게는 신선한 설렘과 새로운 매력을 전한다. PC통신의 파란 화면으로 채팅을 나누고 삐삐에 담긴 음성 메시지를 들으려 공중전화에서 동전을 줄줄이 쌓아놓는 모습 등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살린 요소들이 연대감을 일으킨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드라마 속 추억을 자극하는 아이템들도 인기다. 카세트, 삐삐(호출기)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90년대 신드롬급 인기를 끈 만화 ‘풀하우스’의 등장도 ‘그때 그 시절’을 연상케 한다. 시청자들이 ‘풀하우스’ 만화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인증 대란도 일고 있다. SNS에 16권 세트 인증샷을 올리거나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 ‘풀하우스’의 구매도 늘었다는 후문이다.

극의 주요 장면에 삽입된 그룹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2013)’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나간 청춘을 회상하는 노랫말이 주인공들의 성장통과 맞닿아있어 감성을 배가시킨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와 클립영상의 조회수도 최근 가파르게 오르며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특별한 점은 단순히 청춘 로맨스를 표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것이다. 악역도 없는 착한 드라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희망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인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극을 선호하는 대중들의 심리가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대중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무거워지면서 밝은 분위기의 작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 이 가운데 등장인물들의 순수한 열정과 풋풋한 연애담을 보고 시청자들이 위안을 얻고 있고, 주인공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IMF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팬데믹과 맞아떨어지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인기 요소로 꼽힌다. 그 시대를 겪은 이들에게 지금의 경제적·심리적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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