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새 대통령, 우크라 전쟁 속 북한·중국 관계 관리 등 막중한 책무"
젠더갈등 심화도 주목
중국 환구시보 “결과 어떻든 한중 관계 후퇴 안 돼”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새 대통령은 핵보유국인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이들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수출주도형 경제를 이끌 과제를 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선이 한국이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주택 가격 급등과 실업 등의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력 후보 2명의 선거운동이 부패와 가족 문제 등으로 얼룩지면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비호감 선거’라고 부른다며 이들이 깊은 환멸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CNN과 영국 BBC는 여성 혐오와 페미니즘 등이 화두가 되면서 이번 대선으로 한국사회 젠더 갈등이 심화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영국 BBC는 “선진국 중 여성 인권이 최하 수준인데도 대선의 초점이 젊은 남성 표심을 잡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CNN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젊은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으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성범죄를 허위신고한 경우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고 소개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 표를 의식해 ‘균형 잡힌’ 어조를 내왔으나 최근에는 ‘남성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ABC뉴스 등은 이번 한국 대선이 국민 사이에 분열을 가중시킨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라며 대선이 끝난 후 국가적인 화해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두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 상대방에 대한 정치적 동기의 수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많은 사람이 패배한 후보가 자신이 연루된 스캔들과 관련한 범죄 수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 모두 북한과 핵무기 위협을 완화할 뚜렷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권자들도 이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제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 언론은 한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 문제와 향후 한중, 한일 관계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양국의 협력을 강조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최근 발언과 양국 교역액이 30년 전보다 60배가량 증가했다는 사실 등을 소개한 뒤 “대선 결과가 어떻든 중한 관계는 앞으로 나아가야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가 대북정책과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 계속 악화한 한일 관계의 행방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NHK방송은 두 후보 모두 일본과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재명 후보는 과거사에 대해 “일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엄중하게 발언했으며 윤석열 후보는 “해묵은 반일 선동만으로 국제사회의 거대한 변화에 맞설 수 없다는 것을 3.1 독립선언문은 이미 예견했다”고 말해 일본에 대한 온도 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