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만 명을 넘었다. 역대 최다치를 갈아치웠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의 고점 예상치(27만 명)도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함에도 이날 한 표를 행사하고자 투표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4동 제5투표소에는 오전 10시 시민 80여 명이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현장 투표요원은 "자식 또는 손녀 도움을 받아 투표소까지 나오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다"며 "거동이 불편해 차를 타고 투표소 바로 앞에서 내리는 노인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이 손을 잡고 투표소에 방문한 20~30대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초구에 34년째 거주 중인 신 씨(72세)는 "양심 바르고 거짓말 안 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이런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야 부끄럽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소연(여, 25세) 씨는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운 데 지원금 뿌리는 것만으로는 우리 세대 연금 문제가 걱정된다"며 "새로 당선되는 대통령은 경제 문제를 먼저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정호(남, 32세) 씨는 "우리 세대 일자리나 코로나 경제 타격을 빨리 안정화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현대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열기는 뜨거웠다. 유권자들이 몰려 오전 10시부터 대기줄이 수십 미터까지 늘어났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물론 다리에 깁스하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30대 여성 박 모 씨는 "정권에 따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투표하러 왔다"며 "차기 정부로 인해 국민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80대 남성 김 모 씨는 "차기 정권은 경제를 살리고 법을 준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종로 1ㆍ2ㆍ3ㆍ4가동 주민센터 투표소에도 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투표를 마치고 인증 사진을 찍은 윤채영(여, 25세) 씨는 "사실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현재 상황은 문 대통령이 당선될 때보다 많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러 나왔다"고 강조했다.
자전거를 타고 투표소에 방문한 김기석(가명, 76세) 씨는 "나라를 바꾸고 싶어서 투표날 만을 기다렸다"고 했다.
서울 신촌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신촌 제3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한 씨(23세)는 "투표할 때 후보자들의 일자리 정책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며 "후보자들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공약만 잘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초림초등학교 투표소에도 가족 단위의 유권자를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10살 자녀와 투표소를 찾은 정 씨(44세)는 "아이에게 건전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함께 왔다"고 밝혔다.
아들과 같이 온 김진배(41세) 씨는 "아들에게 투표하는 모습을 한번 보여주고 싶어 데리고 왔다"며 "매번 선거 때 입구까지만 함께 왔는데, 이렇게 투표소 안까지 쭉 보여주면 아이에게도 공부가 돨 거 같아"고 덧붙였다.
아내와 투표장을 찾은 60대 유 씨는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 지도자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사회를 통합해서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를 뽑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