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재명 안방 성남, 시정 호평 가운데…“민주당 싫어서 못찍어”vs“그래도 이재명”

입력 2022-03-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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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투데이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투데이DB)

"성남시장 시절, 경기도지사 시절 다 좋았다."
"경기가 너무 어려워 누가 되든 살게끔 해줬으면..."
"시장 시절 잘했지만, 대장동 게이트가 맘에 걸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성남 시민들의 평가다.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이 후보의 과거 시정을 후하게 평가했지만 이같은 호감이 고스란히 대선 표심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이 이유다. 성남시는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다. 첫 선출직이 성남시장이다.

7일 이투데이와 만난 성남시 수정구의 번화가인 신흥동 인근 상인들은 이 후보의 추진력을 호평했다. 부대찌개집을 운영하는 60대 한 씨는 “성남시장 시절과 경기도시장 시절 모두 마음에 든다. 할 땐 하는 성격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했고,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김 씨는 “이재명 씨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성남시가 발전하기도 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7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역 지하상가의 모습 (이시온 수습기자)
▲7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역 지하상가의 모습 (이시온 수습기자)

하지만 위축된 경기에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탓에 마음을 정하지 못한 상인들도 다수다. 특히 닫힌 문들이 즐비한 신흥역 지하상가에서 한숨 섞인 토로들이 쏟아졌다.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전 씨는 “보면 문을 다 닫았지 않나. 코로나로 예민해 상인끼리 싸움이라도 날까 정치 얘기는 잘 안 한다”며 “이 후보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나 누가 되든 자영업자들 먹고 살게끔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전 씨도 “잘 사는 사람을 대우해야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할 맛이 나는데, 이 후보는 세금을 무작정 걷어 어려운 사람에 주려 한다. 편히 놀고 싶게 만드는 것 같아 별로다”고 지적했다.

▲7일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7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단대오거리역 인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김윤호 기자)
▲7일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7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단대오거리역 인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김윤호 기자)

시장 재임 시절을 좋게 평가하면서도 표는 주지 않겠다는 의견들도 여럿 나왔다. 중원구 거주 60대 김 씨는 “이 후보가 시장 시절에는 잘했지만,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대통령 후보로서는 지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분당구 거주 30대 김 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 안 좋았던 기억은 없는데, 민주당의 부동산과 세금 정책이나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맘에 들지 않아 뽑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갈라진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된 듯 중원구 단대오거리역 앞 이 후보 유세차 인근 시민들 반응도 다양했다. 이 후보와 단일화해 지원유세에 나선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후보에 사진촬영을 청하는 시민이 있는 반면 “성남시가 발전한 게 뭐가 있나”라고 고성을 지르며 방해하는 시민도 등장했다.

▲7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에서 유세에 나섰다. (김윤호 기자)
▲7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에서 유세에 나섰다. (김윤호 기자)

2030세대에선 “둘 다 싫다”는 반응이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경제 수준이 높고 젊은층이 다수 거주하는 판교와 분당구에서다.

출근길에 판교역에서 유세 중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만나 포옹하고 사진촬영을 한 30대 시민은 “이·윤 후보 모두 여성을 위한다는 느낌이 없어 찍고 싶지 않고, 이 후보는 특히 성남시에 사는 입장에서 대장동 문제가 찝찝하다”며 “당선 못 될 걸 알면서도 심 후보를 찍는 이유”라고 말했다.

세 살 딸과 함께 분당구 서현역을 찾은 30대 시민은 “1, 2번 둘 다 못 믿겠다. 이 후보가 정책은 잘 하는 것 같긴 한데 개인사가 좋지 않다”며 “배우자도 두 후보 모두 내켜하지 않고 있다”면서 표를 던질 후보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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