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오르기 전에 실탄 마련할까…냉온탕 오가는 회사채 발행 시장

입력 2022-03-06 13:05 수정 2022-03-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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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압력에 안전자산 선호…투자심리 위축 기업환경 부담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후순위채 기관 대상의 수요예측에서 1500억 원 모집에 2190억 원의 자금을 받았다. 한화손해보험은 고정금리로 4.4~4.9%의 금리밴드를 제시해 4.85%에 모집물량을 채워 다음 달 7일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추가 청약을 통해 최대 2500억 원까지의 증액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의 큰손인 기관의 러브콜을 받은 기업들이나 대기업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거나 자금 조달을 서두를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조달 비용은 늘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무섭게 퍼지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등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갚아야 할 3월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1조6519억 원(만기 도래액) 규모다. 월간 기준 올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그러나 기업들의 발행 여건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7% 급등한 110.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1년 5월 이후 11년 만의 최고가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슈퍼스파이크(대폭등)’를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0년 만에 3%대(3.1%)로 높여 잡았다. 성장률은 3.0%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대내외 여건을 간주할 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의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급등)과 비슷한 양상을 걱정해야 할 형국이다.

큰 손 기관들은 회사채 인수에 인색하다. 씨제이프레시웨이(신용등급 A0)·LS전선(A+) 등 1월에 2건, 미래에셋자산운용(AA0)·여천NCC(A+)·한국토지신탁(A0/A-) 등 2월에 3건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긴축으로 인해 금리의 방향성은 상승 추세이지만,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크레딧 투자 심리는 위축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연준의 스탠스 변화, 추경에 따른 부담, 대통령 선거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변동성 확대와 크레딧 스프레드의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조금 조달을 서두르거나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실제 ‘AA+’등급인 롯데케미칼과 ‘A0’인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증액 발행했다. SK매직, 한국투자증권, 롯데푸드, 롯데지주, 한화토탈, 한라 등도 애초 계획보다 발행액을 늘려 자금을 조달했다.

크레딧 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선조달에 대한 수요가 점증할 것”이라며 “회사채 선조달 수요가 커지면서 우량기업들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을 늘리거나 추가 조달에 나서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를 보면 선발행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금리 상승 체감은 높을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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