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려도 투표권 지키려고 했는데…”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날 원성만 ‘가득’

입력 2022-03-0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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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 오후 5시부터 외출 가능
투표 절차 복잡해 투표 시간 지연…투표 못 하고 되돌아가기도

▲5일 오후 서울역 앞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역 앞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코로나19 확진자들도 투표 현장을 찾았지만 현장의 준비 부족으로 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연합뉴스는 이날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센터,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인근에 마련된 확진자용 기표소를 방문해 현장 분위기를 보도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다.

외출시간은 오후 5시부터 가능하고,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해야 했다. 이동 방법도 도보, 자차(본인 또는 예방접종 완료자가 운전), 방역 택시 등(대중교통 이용금지)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했다. 오롯이 투표권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투표소를 방문한 것이다.

그러나 확진자용 투표소를 찾은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원확인과 투표용지 배부, 기표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투표를 마치는데 1시간 넘게 소요되는 상황도 발생한 것이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별관에 마련된 인계동 사전투표소 한 투표사무원은 “확진 유권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일반 유권자들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이들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디에 임시 투표소를 마련할지 고심했다”며 “투표가 끝난 뒤에는 임시 투표소가 마련된 곳을 대상으로 소독 등 방역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투표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선 A(47) 씨는 도착한 지 1시간이 넘도록 대기 줄이 크게 줄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와 함께 기다리던 모친은 결국 투표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전북도청에 마련된 임시 기표소 상황도 비슷했다. 확진 유권자는 4층 대회의실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와 분리된 전북도청 출입문 주변 천막에 줄을 섰다.

투표사무원은 이곳에서 신분증과 확진 문자로 투표자 신원을 확인한 뒤, 확진자의 신분증을 들고 4층 사전투표소로 올라가 투표용지를 받아왔다.

투표용지를 받아든 확진자는 따로 마련된 기표소에서 투표하고 봉투에 담아 투표사무원에게 전달했다. 이후 투표사무원이 다시 4층으로 가 투표함에 넣었다. 여러 단계에 걸쳐 투표를 진행하다 보니 오후 5시 40분께야 첫 확진자가 투표했다.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에도 대기하던 100여명 대부분이 투표를 마치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투표자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아픈 사람들을 이렇게 오래 세워 도도 되는 거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5시 현재 투표율이 34.6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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