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 권역의 매매수급지수(매수심리)가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9일 대선을 앞두고 서울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구의 아파트값이 하락한 결과다. 이로써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시장 분위기는 16주째 이어지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8일 기준)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보다 0.5%포인트(P) 떨어진 86.8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100선 밑으로 떨어져 두 달 가까이 내림세를 이어가다 1월 말에는 9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매주 하락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했는데 이번 주에는 전체 25개 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구의 아파트값이 떨어지며 하락률이 –0.03%로 집계됐다. 서초구는 이번 주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춰 변동률이 0.00%였다.
9일 대선을 앞두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관망세가 지속돼 거래량이 줄었는데 드물게 나오는 거래가 이전 신고가보다 하락한 급매물인 탓에 아파트값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790여 건으로 5년 평균 대비 21%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매매수급지수 역시 서울 전 권역에서 90선 밑으로 떨어졌다. 영등포, 동작, 관악 등이 있는 서남권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90선을 유지했는데 이번 주에는 89.8을 기록했다. 은평, 서대문, 마포 등이 있는 서북권은 매매수급지수가 84.4로 서울 전 권역에서 가장 낮았다. 이어 매매수급지수는 노원, 동대문, 중랑 등 동북권(86.5) 강남, 서초, 송파 등 동남권(85.2), 종로, 중구, 용산구 등 도심권(85.1)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떨어진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전세가격 상승,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이번 주에로 내림세가 이어졌다. 이번 주 전세수급지수는 0.2%포인트(P) 내려간 89.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역시 지난주에 이어 -0.0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