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OTC)의 가격이 잇따라 오를 전망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알레르기 치료제인‘지르텍’이 약국공급가를 오는 4월부터 10%가량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르텍의 이번 가격인상은 2004년 이후 5년만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액체위장약인 보령제약의 '겔포스엠'도 3월부터 10%가량 가격인상을 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동성제약의 소화제 '그린큐'는 이보다 큰 15%의 인상안을 최근 발표하고 3월경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또한 피로회복제의 대명사인 동아제약의‘박카스’도 3월경부터 12%가량 오를 전망이며 한국맨소래담의 소염진통제 ‘맨소래담로션’도 내달부터 약 18%의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현대약품의 수입 응급피임약인‘노레보원’과 ‘물파스’도 다음달부터 10%가량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가격을 인상한 제품으로는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 삼성제약 ‘까스명수’,한독약품의 ‘훼스탈’등이 10%를 인상했고 일양약품‘원비디’명문제약의 '키미테'(38%), 안국약품의 '토비콤'(13%), 화이자의 여드름 치료제‘크레오신티’와 한국오가논의 피임약 ‘머쉬론’ 등 일반약과 의약외품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수입완제품과 수입원료를 사용한 국내의약품은 환율에 무척 민감하다”고 밝히고 “지난해부터 지속된 환율인상에 따라 원가부담률이 높아져 이같은 고육지책을 내놓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현재 제약업계는 고환율로 인해 원자재, 포장재, 부자재, 운송료 등 의약품 제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원가상승이 누적된 상태”라면서 “지금처럼 환율상승이 지속된다면 약값 인상 도미노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러한 대표적 일반의약품의 가격인상소식에 사재기를 하고 있는 약국들도 늘고있다.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동네약국의 경우 입소문이 빨라 비싸다고 소문나면 금방 손님이 끊긴다”며 “최근 6개월치 주문을 미리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일산의 한 약국도 “유명 일반의약품들은 약국입장에서도 유인효과가 큰 편이어서 어쩔 수 없이 사재기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