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사흘째인 26일 오전에만 250개 미사일 폭격
키예프 곳곳서 총격전, 2대 도시 하리키우도 진입
우크라 결사항전에 예상보다 함락 시점 늦춰져
26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교전 사흘째인 이날 오전에만 250개 이상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사일 대부분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형태였다”며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에 민간 시설과 주거 지역이 지속해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시설들이 의도적으로 표적이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체 병력의 50% 이상을 우크라이나 내에 머물게 하고 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군인 수만 명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선언한 직후 공세를 퍼부었다. 이날 새벽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바실키프의 석유 저장고를 폭격한 데 이어 오후에는 2대 도시로 불리는 하르키우에 진입해 천연가스 송유관을 폭파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정권이 협상 준비를 선언한 후 러시아는 주요 군사 작전을 중단했다”며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포기함에 따라 우리 국방부는 모든 방향에서 공격을 재개할 것을 군에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우크라이나 군인 1명이 러시아의 진입을 지연시키기 위해 크림반도와 본토를 연결하는 다리를 파괴하고 자폭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끝까지 투쟁할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녹화 영상에서 자신이 군대에 무기를 내려놓을 것을 지시했다는 러시아 매체 보도를 반박하며 “진실은 우리 편이다. 여긴 우리 땅이고 우크라이나의 영광을 위해 우린 모두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예프 진입을 시도하던 러시아군도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사상자가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침공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군 3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00명이 포로로 잡혀 있다고 발표했다.
교전이 계속됨에 따라 키예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28일 오전 8시까지 통행금지령을 연장하기로 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통금 기간 거리의 모든 민간인은 적 공작원과 정찰대원으로 간주한다”며 “상황을 이해하고 외출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