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수소 발전사업을 추진하며 수소 경제 대중화에 속도를 낸다. 수소 저장과 유통 등 공급망에 집중하던 사업 영역을 발전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내달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수소·암모니아 발전사업 및 탄소 중립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사 측은 이 안건이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무탄소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를 기존 석탄 발전기와 LNG 발전기에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새로운 발전 기술이다. 석탄, LNG 등 화석연료와 수소·암모니아를 혼합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수소와 암모니아를 얼마나 투입하는지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줄어든다. 발전 설비와 송배전 선로 등 기존의 전력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수소·암모니아 발전을 차세대 전력원으로 선정한 상태다. 지난해 발표된 ‘2030년 NDC 상향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암모니아 발전을 전체 발전량의 3.6%(22.1TWh)로 반영했다.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도 무탄소(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이 2050년 총발전량의 13.8~21.5%로 명시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2년을 수소·암모니아 발전의 원년으로 선정하고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4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1GW급 석탄발전에 암모니아 20%를 투입하는 혼소 발전 공모사업을 추진한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을 위해서는 원료인 액화수소와 암모니아를 운송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현대글로비스는 공급망 전문 기업의 특성을 살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공급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 체인) 구축에 집중해왔다. 이 때문에 수소 발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년 전 현대차, 현대제철, 한국가스공사, 하이넷 등과 협력해 ‘수소 공급망 관리 최적화 플랫폼’을 구축했다. 기존에는 통합된 수소 운송 시스템이 없어 생산과 운송, 소비 단계의 정보가 연계되지 않아 불편함이 컸다. 하지만 이 플랫폼을 통해 충전소의 수소 잔량, 튜브 트레일러(수소 전용 이동 차량) 운영 현황, 일일 수소 출하량 등 각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수소 유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에도 친환경 신사업 브랜드 ‘에코(ECOH)’를 선보이며 수소 유통과 인프라 운영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2030년까지 수소 출하센터를 9곳으로 늘리고, 전국 총 360곳 이상의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글로벌 암모니아 생산회사와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기존에 구축한 수소 유통망을 활용해 수소·암모니아 발전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지만, 수소와 관련한 다방면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