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0일 수출액이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3%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수입액은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26%가까이 늘면서 이달에도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관세청은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343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1%(39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5일로 작년보다 0.5일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4000만 달러로 17.2% 늘었다.
주요 품목별로는 반도체(18.1%), 석유제품(56.0%), 승용차(10.9%) 등의 수출액이 증가한 반면 무선통신기기(-17.7%), 자동차 부품(-11.0%) 등의 수출액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2.4%), 미국(7.0%), 유럽연합(2.8%), 베트남(22.4%), 일본(4.5%), 대만(22.5%)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액이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961억 달러로 전년대비 25.9%(198억 달러) 증가했다. 원유(54.8%), 반도체(24.9%), 승용차(12.4%) 등의 수입액이 늘어난 반면 가스(-13.3%), 반도체 제조장비(-15.2%) 등의 수입액은 줄었다.
이로써 1~20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은 16억79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달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우리 무역은 지난해 12월(4억5200만 달러 적자)를 시작으로 지난달(48억8900만 달러)까지 2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무역적자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월(40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치다.
수출이 계속해서 호조세를 보임에도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동절기에 따른 에너지 수요 확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고조 여파로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원의 총 수입액이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원유·가스·석탄의 지난달 수입 규모는 159억5000만 달러로, 작년 1월(68억9000만 달러) 대비 90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만 무역적자의 2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우려가 지속되면서 에너지원 가격이 이른 시일에 안정화될 가능성은 작은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역적자가 길게는 올해 6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블룸버그와 글로벌 데이터업체 CEIC 등의 자료를 토대로 수출증가율 20%, 수입증가율 30%를 가정할 경우 2월 수출액과 수입액이 각각 536억4700만 달러, 550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4억4400만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무역적자는 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증가율 25%, 수출증가율 15%로 가정해도 2월에 15억6000만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무역적자는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