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일에도 10만 명을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수그러지지 않으면서 지난 18일부터 사흘 연속 하루 확진자 10만 명대다. 정부 예측은 계속 틀리고, 의료현장은 확진자 폭증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심각한 혼란을 빚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만4829명으로 전날(10만2211명)보다 2618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누적 196만2837명이다. 코로나 발생 2년여 만인 지난 6일 누적 100만 명을 넘긴 지 겨우 2주일 동안 갑절로 늘어나는 추세다. 1주일 단위로 확진자가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뚜렷하다. 전날 사망자도 51명으로 그동안 7405명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다.
주말 검사건수 감소로 확진자가 줄어드는 효과도 사라지는 이번 주 중반 하루 신규 확진 20만 명대가 예고된다. 위중증 환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 중환자 병상가동률이 아직 32.5%이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재택 치료자도 45만493명으로 전날(40만1137명)보다 5만 명 가까이 늘면서 관리를 맡은 일선 의료기관들도 감당이 안 되고 있다. 코로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차관이 확진 후 재택치료 중 의료기관과의 연락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경험을 토로했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태다.
아직 코로나 유행의 정점을 짐작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이번 주중 13만 명, 내달 초 18만 명 정도로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미 빗나가고 있다. 정부 전망이 잇따라 틀리면서 신뢰성도 잃었다. 최근 예측정확도가 높았던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분석에서는 다음달 초 하루 확진자가 25만∼36만 명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하루 사망자 1000명의 심각한 사태가 우려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낙관적 전망으로도 유행의 정점을 다음 달 중순, 하루 확진자 27만 명으로 예측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거리두기 방역조치가 완화된 점이다. 정부는 19일부터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종전 밤 9시에서 10시로 연장하고, QR코드·안심콜 등 출입명부 사용도 중단했다.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한 방역체계 개편이라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다. 코로나는 확산일로이고, 지금 유행의 정점으로 치닫는 가장 위험한 시기다.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 얼마나 도움 될지도 의문인 데다, 오히려 성급한 방역완화로 경각심을 무너뜨려 확진자 증가 추세가 더 가팔라지는 역효과만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의료시스템이 다시 과부하에 빠지고, 확진자 폭증으로 경찰, 소방 등 필수적 공공서비스 기능까지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에 대한 우려도 많다. 비상한 대응책이 절실한데 정부는 상식에도 어긋난 비과학적 방역 완화로 위기를 더 키우는 꼴이라는 의료계 비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