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콘텐츠”…커머스·배달앱 플랫폼의 이유 있는 변신

입력 2022-02-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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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만화경 다운로드 100만 돌파, 요기패스 출시후 회원 1.5배 증가
쿠팡플레이 'OTT강자' 자리매김, 출시 초 시장 우려 딛고 성공가도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출시 초기 시장 안팎의 우려를 낳았던 배달앱과 커머스 플랫폼의 콘텐츠 도전이 최근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만화경은 최근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했다. 16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만화경’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을 넘기고, 2월 현재 인기 웹툰 플랫폼 2위(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부문)에 올랐다. 회원 수도 약 20만 명에 이른다. 2019년 8월 출시한 만화경은 당초 기존 배민 브랜드와 연결하지 않는 새로운 브랜딩 전략을 폈다. 대신 신인 작가를 대거 발굴하는 등 콘텐츠에 투자했다. 장면 별 피드백을 달 수 있는 기능인 ‘구름톡’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실험도 이어나갔다. 김명철 우아한형제들 만화경셀 셀장은 “만화경은 대형 웹툰 플랫폼과 차별화하기 위해 신인 작가를 대거 발굴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우리 일상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 콘텐츠로 만화경만의 개성을 확보했다”고 시장 안착 비결을 설명했다.

또 다른 배달앱 요기요는 직접 제작 대신 콘텐츠 플랫폼과 연계한 구독 멤버십으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OTT 구독 등 각종 멤버십 혜택을 담은 요기패스 출시 후 회원 수와 전체 주문 수 각각 이전과 비교해 각각 1.5배, 1.2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12월 출시한 쿠팡플레이는 새로운 OTT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SNL 주기자’ 같은 킬러컨텐츠가 등장해 이슈 몰이를 했고, 이용자수도 급증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1월만 해도 52만 명에 불과했던 쿠팡플레이의 월간 활성사용자(MAU)수는 12월 358만으로 6배 넘게 늘었다. 이러한 성장 흐름은 쿠팡앱의 성장세와 같이 한다. 특히 쿠팡플레이가 집중 투자하고 있는 콘텐츠는 슈퍼볼, 유럽 축구 같은 세계적 스포츠 행사 중계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7월 토트넘 홋스퍼 FC구단을 초청해 ‘쿠팡 플레이 시리즈’ 경기를 진행하는 등 대규모 이벤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11번가와 티몬 등 중소형 이커머스 플랫폼도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워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번가는 고객이 제작하는 쇼핑 콘텐츠를, 티몬은 스토리를 강화한 콘텐츠를 앞세웠다. 이커머스 플랫폼이 콘텐츠로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 것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네이버와 SSG닷컴, 쿠팡 등 거대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11번가는 2019년 업계 최초로 동영상 리뷰 서비스인 ‘꾹꾹’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고객이 직접 쇼핑 콘텐츠를 제작해 등록하는 ‘팁콕’ 서비스를 오픈했다.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피드백을 콘텐츠에 남기거나 마음에 드는 게시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지난해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티몬은 아프리카TV 프리콩과 초록뱀미디어 자회사인 오로라미디어와 신규 웹예능 ‘게임부록’을 공동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게임 부록에는 슈퍼주니어 김희철을 비롯해 유명 유튜버 김성회, 성승헌 캐스터가 출연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출시된 게임을 이야기하고 게이머로서 솔직 담백한 에피소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티몬은 작년 말 유튜브를 통해 웹예능 콘텐츠 ‘광고천재 씬드롬’을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씬드롬에 소개된 KFC·명륜진사갈비 상품들은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강민정 티몬 마케팅 실장은 “앞으로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해 티몬과 함께하는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면서, 고객들에게 진정한 ‘사는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보여드리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콘텐츠가 '이미지의 연결' 측면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영화나 콘텐츠를 보면서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며 고객의 시간을 가져오기 쉬워지고, 이미지를 통해 팬들의 콘텐츠에 관한 열정을 상품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나 스포츠에 대한 열광의 이미지를 쿠팡의 이미지로 전이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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