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야권 후보 단일화, 원론 공감에도 각론서 '험로 예고'

입력 2022-02-13 16:53 수정 2022-02-1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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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단일화 방식에 여론조사 언급
尹, 지지율 높아 해줄 이유 없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安 향해 실망
安, 책임 떠넘기기?…단일화 안갯속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후보 등록일에 야권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여야 후보의 1대1 경쟁력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고, 국민의힘이 일단 긍정반응을 보이면서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8% 후보가 40% 후보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한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고, 안 후보는 그것이 마지노선이라고 맞섰다. 단일화 협상의 험로를 예고한 것이다.

안 후보가 이날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윤 후보에게 제안한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후보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진행했던 방식이다.

당시 단일화는 무선 100% 여론조사를 통해 여당 후보와의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씩 묻는 방식이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후보는 당시 오 시장과 큰 격차가 나지 않았었고, 이를 고려해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조사에서도 이 방식으로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간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이 방식을 꺼낸 이유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지지율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당장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다만 선거 막판 만에 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윤 후보에게 떠넘기기 위한 형식적인 제안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정권교체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우리가 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던지는 건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완주 의지를 드러냈고, 윤 후보가 응하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의미다. 윤 후보가 내키지 않지만 일단 긍정평가를 한 이유다. 일각에선 단일화 이슈로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본부 대변인은 통화에서 "책임론을 운운하는 건 너무 섣부른 반응이 아닌가 싶다"며 "우리도 상당히 큰 부담을 안고 단일화에 대한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방식을 두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단일화는 안갯속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의 제안 자체가 야권 전체에 큰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받아주면 윤 후보가 못 이긴다"며 "이 싸움이 지지부진해서 오래 가면 야권 전체에 역풍이 불뿐 아니라 윤 후보한테 큰 부담이 생겨서 양쪽이 다 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바짝 긴장하면서도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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