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교역량 30% 책임지는 다리 봉쇄에 무역 비상
GM, 포드, 도요타 등 주요 공장 캐나다에 있어 가동 어려움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의 교역량은 자그마치 6640억 달러(약 796조 원)에 이른다.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는 중국도 멕시코도 아닌 캐나다다.
이 가운데 전체 이동량의 30%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연결하는 앰배서더 브리지를 통해 오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일 1만 대 가까운 무역용 차량이 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다리는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7일부터 시위대가 다리를 가로막고 교역을 차단한 탓이다. 캐나다 경찰이 뒤늦게 시위대의 해산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시위대 차량이 남아 실질적으로 봉쇄된 상태라고 CNN은 설명했다.
앰버서더 브리지 차단에 당장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캐나다에는 자체적인 자동차 업계가 없지만,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이 보유한 북미 담당 공장 대부분이 이곳에 몰려 있다.
지난해 미국은 캐나다에서만 1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수입했다. 판매액으로는 약 250억 달러에 이른다. 미시간 자동차연구센터의 버나드 스위키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양국 자동차 공급망은 국경을 주 경계 수준으로 인식한다”며 “경제적으로 볼 때 그곳엔 국경이 없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국경이 막히면서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게 됐다. 당장 도요타는 10~11일 양일간 다목적 스포츠카 ‘RAV4’를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과 미국 켄터키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포드는 9일부터 캐나다 2공장 감산에 돌입했고 11일엔 오하이오 공장 가동을 멈췄다. 혼다는 10일 온타리오 공장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오하이오주에서 생산하는 엔진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고 GM 역시 부품 조달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진다. GM과 포드는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화물기로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주 초까지 다리가 재개되면 북미 자동차 생산에 미치는 피해는 수만 대 수준일 것”이라며 “시위 해제나 다리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리면 자동차 이외의 제조업에도 심각한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