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시장의 우려를 딛고 최근 만기 도래한 유동화증권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우량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와 브랜드 가치 회복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만기 도래한 2400억 원 규모의 PF유동화증권 4건의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앞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만기가 가까워진 유동화증권 차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차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발채무가 발생해 현금 유동성이 감소하거나 차입금이 증가하는 등 회사의 재무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회사 전반의 사업위험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의 사업성과 분양률, 공사 진척도 등을 감안해 차환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량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유동화증권은 약 1조5000억 원, 차입금은 5553억 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000억 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고, 향후 파크 하얏트 서울ㆍ부산 호텔 등의 자산을 활용해 5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 확보 가능한 회사의 유동성 재원은 총 2조4000억 원으로 파악된다”며 “상반기 중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과 유동화증권 2조 원이 전량 미차환된다는 극단적인 가정에서도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HDC현대산업개발을 둘러싼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붕괴 사고 여파로 훼손된 기업가치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분양 물량은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가 기대됐으나 사고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사고 관련 추가 비용 인식 필요성,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 향후 수주 감소 여부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사고 이후 폭락했던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꿈틀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7일 저점(1만3600원) 대비 전날까지 17.28%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