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공급망 혼란·오미크론·긴축 기조 등 악영향
자동차 업체, 반도체 품귀에 순익 10% 감소할 듯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전 세계 시가총액의 약 70%를 차지하는 4000개사가 발표한 실적이나 시장 예상을 집계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업 순이익이 7912억 달러(약 947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분기보다는 약 50% 증가한 것이나 이전 분기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기업 순익은 9088억 달러로 전년보다 60% 급증했다. 세계 각국의 재정지원책과 통화완화정책을 배경으로 소비재 수요가 커지고 원자재 가격은 올라 관련 기업 실적을 끌어올렸다. 2019년 4분기와 비교해서는 80% 급증했다.
반면 이번 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기업 실적이 회복 기조로 돌아간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다. 앞서 2021년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9배, 2분기는 5배 등 가파른 회복세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그 기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감속 요인으로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공급 제약에 따른 비용 증가가 꼽힌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 리서치 책임자는 “30년간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은 처음 본다”며 “석유에서 천연가스, 석탄과 구리, 알루미늄에 이르기까지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 벤치마크 가격은 7년여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감염 확산으로 사람들의 소비나 이동이 주춤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경기부양 기조였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돌아선 것도 기업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은 가격 상승 혜택을 받고 있지만, 전체 기업 실적을 견인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아 1분기 순이익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너럴모터스(GM)는 3분기 연속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소비와 관련해서는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물류비용과 인건비 증가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며 오는 9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전체 순익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전기 분야는 13%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가전사업 등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위험이 일년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하면 자금조달 비용 증가나 개인소비 감퇴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이 수요를 얼마나 발굴할지가 관건이 된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