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시중은행에 이어 올해에는 카드업계에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카드사 등 여신업계 리스크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한 화상 간담회에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하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정은보 금감원장도 빅테크와의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세계 경제 또는 국내 거시경제 여건이 상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손실 대비) 충당금은 좀 더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 종료와 더불어 발생할 수 있는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적립한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값이다. 부실채권 발생 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여력을 의미한다. 통상, 대손충장당금을 늘리면 재무제표상 이익 감소뿐 아니라 직접적인 수익 감소한다.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628%(신한카드)~1268%(비씨카드)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추가로 대손충당금 증액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여건이 맞물리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기존 0.8∼1.6%에서 0.5∼1.5%로 낮췄다. 여기에 국고채 3년물이 연 2.2%대까지 급등하면서 카드사의 조달금리도 오르는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금융사 중 가장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며 "대손충당금이 수익성 감소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적정수준의 대손충당금 증액분을 결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