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시 전문가는 설 연휴 이후 열리는 국내 증시에 대해 49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 설 연휴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은 반등했다. 설 연휴 직전일 코스피가 2% 가까이 반등한 후 3일의 휴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나아졌다는 점은 다행이다.
주식시장은 반등했고 달러화는 반락한 모습이지만, 아직 회복하는 추세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국내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데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첫 번째 허들이라면, 두 번째 허들은 수출입 동향이 아닐까 싶다.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케 할 선행지표인 동시에 무역수지를 통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역대 1월 수출금액 1위보다 무역적자폭 확대가 더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통상 1월은 계절적인 에너지 수입으로, 4월은 외국인 배당금 송금 이슈로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49억 달러 적자는 지난 30년을 돌아봐도 전례를 찾을 수 없었다.
최근 3개월 수출이 평균 21% 늘 때 수입은 39% 증가한 것처럼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 대금이 역대급으로 큰 데에서 기인한다. 결국, 국내 무역적자의 배경을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그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로 본다면 전체적인 매크로 평가와 시장 영향에 대해 “아직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라는 결론이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연휴 중 발표된 ISM제조업지수가 57.6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58.8포인트와 예상치인 57.9포인트를 하회했다. 이번 ISM제조업지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지표를 구성하는 생산, 신규주문, 배송속도와 재고 모두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55포인트를 넘어서는 제조업지수를 경기침체로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시장에 반영된 제조업의 빠른 확장에 대한 기대감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경제의 경우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의한 영향이 더욱 높은 편인데 수출 증가율의 빠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수입증가율이 하락하지 않으면서 무역수지는 48억9000달러로 2000년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주가 및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국경제의 특징상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가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달러인덱스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급격히 상승한 긴축 우려가 조금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유로화의 투기적 포지션 순매수 전환을 고려할 때 달러자산 중심의 매수세가 전환되는 효과가 포함되어 있어 완전한 우려 완화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