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며 27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1만6096명이 나왔다. 24일 이후 나흘째 역대 최다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심지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잘 구분되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이라고 불리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해외 입국 코로나19 확진자의 4.5%가 이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일본의 한 연구진은 스텔스 변이 감염력이 오미크론보다 18%더 세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방역상황이 연일 악화하는 가운데 대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정부는 특별방역 대책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설을 코로나19 확산의 중대 기점으로 보고 특별방역 대책을 내놨다. 국토교통부의 교통 수요 전망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 총 2877만 명의 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명절이 코로나19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먼저 가장 중요한 모임 인원 제한의 경우 가족이 모이더라도 사적 모임 기준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6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단 주민등록등본상 동거 가족이라면 인원 제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귀성길 관련 대책도 새로 나왔다. KTX를 비롯한 철도 승차권은 창가 좌석만 공급되며 전 열차에서 입석은 운영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그동안 명절 연휴에 시행했던 대중교통 막차 시간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전국 7개 고속도로 주요 휴게소(안성·이천·용인·내린천·횡성·백양사·함평천지)와 김천구미KTX역에선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가 운영된다.
다음 달 6일까지는 요양시설·병원의 접촉 면회가 금지된다. 그러나 임종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선 해당 시설의 판단에 따라 면회가 가능하다. 야외 자연장지는 성묘가 가능하지만 제례실은 모두 폐쇄된다. 실내 봉안시설도 문을 닫거나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정부의 특별방역 대책 외에도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을 위한 행동수칙 5가지를 제시했다.
27일 방역당국은 ‘국민행동수칙’으로 △3차 접종 적극 참여 △보건용 마스크 착용 △대면 접촉 최소화 △고위험군 PCR검사 △유증상자 신속항원검사 등을 제시했다. 두 번째 수칙인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밀폐·밀집·밀접 환경에서 KF80, KF94 등급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천이나 면으로 된 마스크는 권장되지 않는다.또 접종력과 상관없이 마스크를 착용하되 하루 3번, 10분 이상 문과 창문을 열어 환기하라고 당부했다.
고위험군 PCR검사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층,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등은 선별진료소에서 선제적으로 PCR검사를 받아 조기 진단·치료를 받도록 하는 대책이다. 60세 미만의 경우 가정·지정의료기관·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 검사 후 양성이 나올 경우 PCR검사를 받아야 하며 결과 확인 전까지는 외출 자제가 권고됐다.
한편 정부는 연휴를 앞두고 고향 방문 등 이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작년 추석 이후에 고향 방문 이후 확진자가 약 38% 가까이 증가했다”며 “고향방문 등 이동과 만남을 가급적 자제해 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설 연휴 양산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오미크론 대응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