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밥보다는 빵류·면류 등 소비가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가정간편식(HMR) 등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1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양곡년도(2020년 11월 1일~2021년 10월 31일) 가구 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평균)은 155.8g으로 전년 대비 1.4%(2.2g) 감소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로, 1991년 소비량(116.3kg)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쌀 소비량도 1인당 155.8g으로 1년 전보다 1.4%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밥 한 공기가 100g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하루 한 공기 반 정도를 먹는 셈이다. 1970년대에는 300g대였던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997년 280.6g, 2010년 199.6g 등 꾸준히 하락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160g 아래로 내려왔다.
황호숙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면류·빵류 등 기타 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 식품 배송이 간편화돼서 가정간편식 등을 선호하다보니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양곡(쌀+기타양곡) 소비량은 65.0kg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도 198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1991년 소비량(127.9kg)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쌀을 제외한 기타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8.2kg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양곡별로는 잡곡(1.0kg), 두류(1.7kg), 서류(2.9kg)의 소비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보리쌀(1.6kg)은 소비량이 증가했다. 전체 양곡소비량 중에서 기타 양곡 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2.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P) 축소됐다.
지난해 가구가 아닌 제조업 사업체의 연간 쌀 소비량은 68만157톤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제품 원료로 사용한 쌀의 양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쌀 소비량이 많은 업종은 떡류 제조업(26.0%), 주정 제조업(22.6%),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 식품(16.7%),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9.0%) 등이었다.
사업체의 쌀 소비량이 증가한 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도시락 및 HMR의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도시락류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16.2% 늘었고, 면류·마카로니 및 유사식품 제조업(13.0%), 떡류 제조업(11.0%),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11.0%)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전분제품 및 당류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1만804톤으로 전년 대비 4.0%(451톤)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