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경쟁률 세자릿수 육박
올 서울 첫 분양 '북서울자이'
34대 1…두 자릿수 머물러
안양 등 경쟁률 한 자릿수 그쳐
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이 여전히 실수요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작년만 해도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세 자릿수에 육박하며 흥행했는데 올해는 서울 첫 분양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 그쳤다. 서울 외 지역에선 한 자릿수 경쟁률이 나오며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서울 첫 분양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1순위 해당지역 청약 결과 총 259가구 모집에 1만157건이 접수돼 경쟁률은 34대 1을 기록했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최근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여파가 청약 성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급 물량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용면적 38~59㎡형은 경쟁률이 높게는 세 자릿수까지 나왔다. 특히 전용 59㎡C형은 1가구 모집에 199건이 접수돼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형의 경쟁률은 다소 낮았다. 전용 84㎡A·B·C형의 경쟁률은 각각 22대 1, 18대 1, 16대 1에 그쳤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용 84㎡형 기준 분양가가 9억9600만~10억3100만 원으로 다소 높게 책정됐다. 일반적으로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GS건설은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입주자에게 중도금 대출을 알선해주기로 했다. 다만 올해부터 개인별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결국, 높은 분양가와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청약 흥행 여부를 결정한 셈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받은 단지는 DSR 규제를 받았고, 해당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용 84㎡의 분양가는 9억 원이 넘었다”며 “그런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작은 평형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외 지역은 올해 더욱 아쉬운 청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들어서는 ‘안양 어반포레 자연앤 e편한세상’은 24일 진행된 특별공급에서 894가구 모집에 5286건이 접수돼 경쟁률이 6대 1 수준이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공급되는 ‘한화 포레나 천안노태 1단지’는 특별공급에서 400가구 모집에 1005건이 접수돼 경쟁률 2.5대 1, 2단지는 338가구 모집에 436건 접수돼 1.3대 1의 경쟁률 기록했다.
청약 미달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수도권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한두 자리에 그친 점은 작년과 비교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 안암2구역 재개발로 공급한 ‘해링턴 플레이스 안암’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92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84㎡B형에서 나왔고, 1가구 모집에 991명이 몰려 경쟁률이 991대 1에 달했다. 같은 달 청약을 받은 경기 화성시 ‘화성동탄2 제일풍경채 퍼스티어’도 1순위 청약에서 270가구 모집에 총 2만9571명이 몰려 10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올해 분양 시장 분위기도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분양 가격과 입지 등에 따라 청약 흥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여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개선, 공시가격 상승으로 앞으로 분양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대출 규제는 강화되다 보니 앞으로 청약 시장은 분양가가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