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분석원 노신규 대표 “독립리서치 홀로 서려면 리포트 부가가치 인정하는 시장 분위기 돼야”

입력 2022-01-18 17:53 수정 2022-01-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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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리서치 한국금융분석원 노신규 대표ㆍ김승한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한국금융분석원 노신규(오른쪽) 대표와 김승한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국금융분석원 노신규(오른쪽) 대표와 김승한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최근 상당수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매수’ 일변도인 국내 증권사 리포트보다 믿을 만하다는 것이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특정 종목의 리포트를 발간한 국내외 증권사 47곳 중 매도 리포트 비율이 0%인 증권사는 지난해 말 기준 29곳으로 나타났다. 매도 리포트 비율이 15%가 넘는 증권사는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대부분이 외국계 증권사였다.

물론 국내 증권사 입장에서도 억울한 면이 있다. 증권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법인영업인데, 이와 상반되는 리포트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장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반발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런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고, 소신 있는 분석 리포트로 투자자들의 ‘등불’이 되겠다고 나선 독립 리서치센터가 있다. 지난해 12월 증권사 리서치센터 출신 애널리스트들을 주축으로 평생교육기관 등이 공동 설립한 한국금융분석원이다.

노신규 한국금융분석원 대표는 “그간 독립 리서치센터의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며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무료 리포트가 넘치다 보니 투자자로서는 유료 리포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인 구조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고, 객관적인 위치에서 분석할 수 있는 독립 리서치센터가 많아질수록 주식시장은 더욱 성숙해지고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리포트의 부가가치를 인정하는 시장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한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처럼 매도 리포트 발간에 소극적이거나 비이성적인 주가 흐름을 방관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며 “용기 있는 매도 의견도 피력하고, 투자 의견을 변경하는 리포트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런 용기가 좌절되지 않으려면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언론의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한국금융분석원은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산업과 종목을 분석하고, 그중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숨은 진주’를 발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에서는 없던 산업이 새로 태동할 때 큰 투자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미래 성장 산업과 성장 종목에 초점을 맞추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 발굴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무조건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것보다 선행학습을 통해 지식을 쌓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센터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준비된 사람만이 주식시장에 찾아오는 여러 형태의 위기와 기회를 성공 발판으로 만든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자동차 운전을 하기 위해선 운전면허를 따기 위한 이론과 실기를 공부하고, ‘초보 운전’ 스티커를 한동안 붙이고 다니는 것처럼 주식 투자에서도 실전에 앞서 선행학습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노 대표는 “주식은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듯 좋은 종목을 발굴할 수 있는 지식과 주식을 적기에 효과적으로 매집하는 기술도 배워야 한다”며 “한국금융분석원은 투자자의 등불이 되고, 금융분석의 종합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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