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가장 큰 대어로 주목받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이 18일 시작됐다. LG엔솔의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30만 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는 최소 청약주수 10주, 증거금률 50%를 고려해 150만 원을 넣으면 균등배정에 참여할 수 있다.
LG엔솔은 전체 공모 물량 4250만 주 중 25%인 1062만5000주에 대해 일반청약을 받는다. 이준 50%인 531만2500주는 균등배정 물량이므로, ‘청약자 수 400만 돌파’가 실제로 벌어지더라도 균등배정으로 1~2주를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 따라 경쟁률은 다르겠지만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확률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은 관심사는 ‘수익률’이다.
IPO 때마다 기대되는 것은 이른바 ‘따상’이다. 따상은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치며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은어다. 신규 상장 주식이 따상에 성공하면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공모가의 160% 수준에 달한다.
대어급 상장 기업 중 지난해 따상에 성공한 사례는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다. SK바사의 공모가는 6만5000원이었다. 작년 3월 18일에 상장한 SK바사는 첫날 시초가 13만 원으로 출발, 종가 16만9000원으로 마감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1주당 수익만 10만4000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따’에는 성공했으나 ‘상’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1월 3일에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시초가는 공모가 9만 원의 2배인 18만 원에 형성됐다. 이후 장중 23만 원까지 올라갔으나 상한가를 치는 데는 실패, 시초가보다 7.22% 오른 19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록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 대비 114%라는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47%), 카카오뱅크(79%), 현대중공업(86%) 등 대형 IPO 대부분이 상장 첫날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형 ‘IPO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다만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았던 크래프톤의 상장 첫날 종가는 45만4000원으로, 공모가 49만8000원에서 –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LG엔솔의 공모가가 30만 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금액인 만큼, 따상에 성공하면 주당 수익은 무려 48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LG엔솔이 따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0만 원으로 결정된 공모가로만 따져도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70조 원에 달하는 만큼 상장일부터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469조2000억 원), SK하이닉스(93조5000억 원)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규모 3위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시장에서는 LG엔솔의 상장 후 기대 시총 규모를 100조 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LG엔솔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 7곳은 LG엔솔의 적정 시총을 112조 원으로 계산했다. 대략 110조 원을 LG엔솔의 적정 시총으로 따진다면 시총 70조 원보다 약 57%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그대로 주가로 환산할 경우 1주당 가격은 공모가 대비 17만 원가량 높은 약 47만 원으로 추산된다.
증권가 역시 LG엔솔의 주가가 상장 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목표주가를 43만 원으로 제시하며 2022년, 2023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주 연구원은 “(LG엔솔의) 2022년 실적은 매출액 21.2조 원(+19%, y-y), 영업이익 9907억 원(+18%, y-y)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격적인 성장은 미국 GM 전용 공장과 중국 원통형 배터리 라인 증설이 본격 가동되는 2023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매출액은 26.7조 원(+26%, y-y), 영업이익은 1.8조 원(+78%, y-y)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