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 부활 신호탄?…"K-코인 활성화해 코인 발행 프로젝트 살려야"

입력 2022-01-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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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O(Initial Coin Offering, 초기 시장 공개) 시장에 새 숨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금 등장하고 있다. 2017년 금융위원회에서 ICO 금지를 천명한 이후 가사 상태에 빠진 시장이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초기 거래소 공급)와 IDO(Initial De-Fi Offering, 초기 덱스 제공)의 부작용을 극복할, 해외로 빠져나간 코인 발행 프로젝트들의 귀환을 도울 대안으로 ICO가 부상하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K-코인 활성화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유동수 민주당 가상자산 TF단장, 김병욱 자본시장 대전환위원회 위원장과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였다. 이날 노 의원은 좌장을 맡아 토론회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했다.

노 의원은 “국내 거래소에 수백 개의 코인이 상장돼있지만 이들은 모두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다”며 “이 때문에 코인 거래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세금, 고용창출 효과 등이 고스란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라고 문제를 환기했다.

▲ICO 모금액 추이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의 모습 (사진=민주연구원 유튜브 갈무리)
▲ICO 모금액 추이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의 모습 (사진=민주연구원 유튜브 갈무리)

◇초기 개발 자금 조달 vs 투자사기 기승…"기술에 대한 정확한 평가 있어야"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이날 ‘국내 ICO 허용 필요성 및 프로젝트 관리감독 방안’ 발표를 통해 국내 ICO 활성화 필요성을 조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ICO 프로젝트는 총 5728개로 모금총액은 654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중 국내에서 진행된 ICO는 총 58건, 모금 총액은 4846만1634달러다. 2021년 11월 기준 1개의 프로젝트만이 진행 중이며 모금액은 0달러에 수렴하고 있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ICO는 백서만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해 전통적인 방식보다 개방적이고, 스타트업ㆍ벤처기업 등에 더없이 좋은 방식”이라며 “주식과 달리 지급성 없이 투자자금 모금이 가능해 기존 기업들도 진행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털에 취약한 노년층 등은 디지털접근성이 떨어져 다단계ㆍ유사수신 등 투자사기가 극성을 부렸고, 전세계적인 골칫덩이로 떠오르기도 했다”라며 “하지만 ICO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기술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은 기술산업 분야의 투자사례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는 2017년 ICO를 전면 금지한 금융위원회의 조치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금융위는 2017년 9월 29일 유사수신행위규제법 등을 개정해 모든 ICO를 금지하겠다 밝힌 바 있다.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조달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들은 이듬해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의 계좌 발급을 전면 중단하며 규제당국과 발맞춰나가기도 했다.

기술에 대한 몰이해로 산업을 규제, 해외로 코인 발행 프로젝트들을 떠밀었다는 비판 또한 이어졌다. 그간 코인 프로젝트들은 싱가포르ㆍ스위스ㆍ에스토니아 등지에서 사업을 영위해왔다. 이 과정에서 보스코인ㆍ테조스ㆍ카르다노 등의 프로젝트들은 핵심기술이나 기업기밀사항과 같은 기술ㆍ특허권 탈취 시도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명산 소셜인프라테크 대표는 “기술과 특허권, 지재권 등을 넘기지 않으면 개발자금을 중단하겠다고 하는 분쟁들이 있었다”라며 “현재 기업 재단설립 비용이 5000만 원에 달하고, 스위스 은행에 10억을 예치해놔야 하는 만큼 업무비용 지출이 상당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ICO가 가능했다면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IEOㆍIDO 부작용 보완…규제 투명성 높여 장점 가져와야

국내 규제로 사장됐던 ICO의 필요성이 다시금 조명되기도 했다. IEO와 IDO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IEO는 프로젝트 발행 코인을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위탁 판매하는 것이다. 2018년 바이낸스 런치패드에서 첫 선을 보였다. 거래소의 능력을 신뢰하는 방식이었으나 내부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조종 사기가 발생해 프로젝트가 중단되곤 했다.

IDO는 탈중앙화 거래소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토큰 크라우드 펀딩이다. 코인 프로젝트 상장에 요구되는 비용이나 제한 사항이 없어 신규 프로젝트들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실에서는 코인 프로젝트가 투자금을 받고 갑자기 사라지는 러그 풀(Rug Pull)이 발생해 자금세탁 창구로 쓰인다는 지적들이 횡행했다.

체이널리시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1년 28억 달러 규모의 러그풀 사기가 발생했다. 지난해 대비 82% 증가한 수치다.

최 에반젤리스트는 “신규 프로젝트의 투자금 유입 창구로서의 기능과 사기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전담기관을 통한 ICO 신고제를 실시해 프로젝트와 투자자 모두를 보호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다만 코인의 상장 및 상장폐지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에는 주의를 표했다. 코인은 미래형 프로젝트라 실패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담보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코인 상장의 정확성ㆍ사회적 책임성을 판별하는 상장위원회를 운영하고,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규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최소한의 아웃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위믹스 사태는 업권법이 있었으면 나타나지 않았을 샅”라며 “시장의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인 만큼 최소한의 규제를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법리적으로 발전시키는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김형중 고려대 특임교수 겸 한국핀테크학회장은 “기존 백서의 문제점은 일방적으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써놨다는 것”이라며 “수용자 입장에서 충분치 않을 수 있으니 필수 정보를 탬플릿처럼 만들어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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