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지만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과 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30·40대의 고용 한파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2일 발표한 ‘2021년 연간 고용동향’에서 지난해 취업자 수가 272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6만9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2014년(59만80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취업자 증가는 코로나 충격에 따른 전년도 고용 부진의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2020년 연간 취업자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27만6000명) 이후로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던 2020년의 기저효과와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의 어려움이 계속된 반면 60세 이상의 일자리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3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0만7000명 줄면서 2012년부터 9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40대 취업자도 3만5000명 감소해 2014년 이후로 7년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반면, 60세 이상의 일자리는 정부 공공 일자리 등의 영향으로 33만 명 늘었다. 공 국장은 "30대와 40대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정부의 공공 부문 일자리가 많은 업종으로 꼽히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9만8000명·8.5%)의 취업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배달 및 택배 서비스의 수요가 늘면서 운수 및 창고업(10만3000명·7.0%)도 증가했다.
자영업자 등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업종의 고용 불황은 여전했다. 자영업자가 주로 종사하는 도·소매업의 취업자는 15만 명(-4.3%) 감소하면서 201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숙박·음식점업도 4만7000명(-2.2%) 줄며 2020년부터 2년째 감소세다. 공연업 등이 포함된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목욕장업, 예식장 등이 속한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도 각각 2만9000명(-5.8%), 5만5000명(-4.6%)씩 줄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감소세도 계속됐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6만5000명(-4.7%) 줄면서 2019년 이후로 3년째 감소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만7000명(1.1%) 증가했고, 임시근로자도 15만2000명(3.4%) 늘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에 따른 고용원 정리와 배달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